"매출액 3조8천억원에 세전이익 3천억원, 이동전화 가입자 6백만명 돌파"

SK텔레콤의 올해 경영 목표이다.

이것은 소극적으로 계산한 수치들이어서 실제로는 더 나은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곤두박질치던 주가도 IMF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11월 들어 주당 60만원대를 넘어서며 상장기업중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IMF 직전인 지난해 11월 한때 주당 29만원까지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IMF이후 오히려 장사를 잘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 회사는 지난 상반기 1조7천2백96억원의 매출에 2천1백85억원의
세전이익을 냈다.

불황과는 거리가 먼 경영을 해온 셈이다.

SK텔레콤이 이처럼 IMF한파에도 끄떡않는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을 계속하는
있는 데에는 기술을 현장과 접목시키는 SK만의 독특한 기술 현장주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정욱 사장(64)은 "기술은 기업의 힘이다.

그리고 기술은 현장과 함께 있을때 가치가 있다"고 지적한다.

"첨단기술에 끊임없이 도전하되 돈이 되는 기술이어야 한다"는게 서사장의
지론이다.

특히 기술개발이 바로 서비스품질로 이어지는 통신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서사장은 기술경영 철학은 기업 전반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먼저 연구팀과 운영팀의 구분이 따로 없다.

하나의 서비스개발을 위해 각기 다른 분야 담당요원들이 결집,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한다.

최근 서비스에 들어간 무선데이터 통신의 경우 연구 네트워크 서비스운영
마케팅등 각 분야의 직원들이 공동으로 만들어낸 대표적인 작품이다.

연구개발 투자규모도 엄청나다.

순수 연구개발 투자만 매출액 대비 8-9%에 달한다.

일반 대기업들의 2-3배 규모다.

지난 96년 2천억원이던 R&D투자액은 97년 2천9백5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무선호출 가입자의 이탈등으로 매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올해에도 지난해
정도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서정욱 사장은 그러나 "연구기관 대학교 벤처기업등에 지원하는 자금까지
합치면 연간 연구개발 투자는 매출액의 20%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발 앞서간 마케팅은 SK텔레콤의 성장을 이끄는 또다른 핵심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로 개발된 통신기술의 상품성을 시장에서 극대화시킨 것이다.

지난 5월 컴퓨터 시장에서 일부 사용되던 체인지업 기법을 이동전화에
전격 도입, 3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끌어들였다.

특히 단말기 생산업체인 삼성전화와 공동 판촉을 펼쳐 위험을 최소화했다.

이어 한여름인 지난 8월에 크리스마스때 눈이 오면 20만원을 지급한다는
기상마케팅을 벌였다.

또 기존 고객이 새로운 가입자를 데려오면 두 고객 모두에게 무료통화
혜택을 주는 파트너쉽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이같은 적극적인 기술투자와 마케팅은 효과를 바로 나타나고 있다.

다른 이동전화 업체에 비해 가입비용이 많이 들고 통화요금이 최고
50% 가량 비싼데도 올들어 10월말(5백75만명)까지 1백18만명의 가입자를
새로 끌어들였다.

지난 5월에는 가입자가 5백만명을 넘어 세계 8위 이동전화 사업자가
됐으며 올해말에는 6백만명을 돌파, 세계 6위권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철저한 고객관리도 SK텔레콤을 우량기업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있다.

가입자를 우수 고객으로 키워냄으로써 회사의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산이다.

011리더스 클럽이 대표적인 우량고객 관리제도다.

통화량이 많고 요금연체가 없는 1백70만명의 우수 가입자를 골라 단말기
분실보험가입, 이동전화 신규가입때 할인, 기념일 축하선물 제공등 다양한
특전을 주고 있다.

특히 최근엔 호텔 콘도 음식점등 전국 3천여개의 할인 가맹점와 손잡고
최고 60%를 할인혜택을 주고있다.

실제 지난 상반기 이동전화 가입자당 평균수익이 SK는 다른 사업자에
비해 최고 86%나 높았다.

SK텔레콤은 이와함께 올해 사외이사제를 도입을 통한 투명경영으로 주주및
고객들의 신뢰를 높였으며 전산부문등의 대대적인 아웃소싱을 통해
조직슬림화도 추진중이다.

또 이동전화 국제전화 무선호출등을 묶은 유무선 번들 통신상품으로
처음 개발하는등 값싼 서비스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 김철수 기자 kc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