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분해될 처지에 놓였던 중견그룹 계열사의 한 사업부문이 중소기업으로
변신,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삼천리금속(대표 조현익)으로 새출발한 삼천리기계 주조사업부가
그것.

이 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55억원을 기록하며 3D업종인 주물업계에서
중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삼천리그룹이 올해 1월 삼천리기계를 퇴출시키기로 함에 따라
다른 3개 사업부와 함께 폐쇄위기에 몰렸다.

이 사업부가 회생의 길로 들어선 것은 조현익 사장의 회사살리기 노력
때문.

당시 주조사업부장이던 조 사장은 몇달간 동료들과 60여개에 달하는
거래선들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설득했다.

결국 30명의 동료들이 그와 뜻을 같이하고 기꺼이 퇴직금을 털어냈다.

이렇게해서 자본금 4억원과 운영자금 3억원을 마련, 기존 공장을 임대받아
새회사를 차렸다.

70년 국제기능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무엇보다 15~20년 경력의
기능인력들이 사장되는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삼천리그룹에서 완전독립한 삼천리금속은 허리띠졸라매기로 재기의
시동을 걸었다.

조 사장을 비롯 전사원이 임금 20%를 삭감하고 생산성 향상에 매달렸다.

그 결과 작업시간이 종전보다 7%가량 줄어들고 월평균 경상이익률도
18%에서 25~30%선으로 올라섰다.

조 사장은 또 우량 거래선만 남기고 기존 거래업체를 3분의 1가량 줄였다.

어음위주의 결제방식도 현금거래로 전환했다.

덕분에 지금까지 한 건의 부도도 맞지 않았다.

이 회사는 오는 10월 중진공으로부터 구조개선자금 7억5천만원을
지원받아 충남 천안의 임대공장도 인수할 예정이다.

조 사장은 "주중엔 전사원이 기숙사생활을 하며 기술개발과 품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며 "지난 7월 유럽지역에 시제품을 선적한 것을 시작으로
신규 해외시장 개척도 활발하게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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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한영 기자 ch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