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처럼 작고 민첩하게."

대기업사이에 자생형 사업부제 도입이 활발하다.

이는 각 사업부에 예산, 인사에서 생산, 영업등 경영에 대한 모든 결정권을
부여, 소기업처럼 운영하는 제도.

독자적인 생존능력이 없어지면 사업부와 소속 직원들이 퇴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자생형 사업부제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IMF이후 계열사 통합이
잇따르면서 "몸집비대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주력 4개 계열사를 통합한 효성, 9개 계열사를 합친 두산, 5개 계열사를
합병한 대상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회사를 소기업으로 쪼개 관료화등 대기업병을 치유하고 스피드
경영과 책임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이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가장 큰 목적은 구조조정의 상시화.

선단식 경영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수익성이 없는 사업은 즉각 철수시킬수
있도록 시스템화한 것이 바로 자생형 사업부제다.

효성은 17일 단일기업 체제 출범을 계기로 조직을 5개의 PG와 33개의
PU로 개편했다.

퍼포먼스 유닛(PU)장은 사업에 따라 부장에서 사장급까지 다양하다.

그러 사내 호칭은 "사장".

PU를 하나의 기업처럼 생각한다는 뜻이다.

효성을 33개 소기업의 연합체처럼 운영하겠다는게 회사측의 의도다.

조석래 회장은 최근 "실적이 나쁜 PU는 마이너스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적이 나쁜 사업부 직원들은 그만큼 월급을 덜 받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얘기다.

매출 5조2천억원, 자산 4조6천억원짜리 거대기업으로 몸집이 불어남에
따라 비만의 부작용을 사전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바로 사업부제인 셈이다.

새한그룹도 16일 사업별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컴퍼니제를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양대 주력회사인 (주)새한은 소재, 필름, 섬유, 생활산업등 4개,
새한미디어는 SMC, 미주및 구주등 2개 그룹으로 각각 나눴다.

각 그룹은 다시 사업별로 2~6개씩 분리, 총18개 컴퍼니를 뒀다.

새한과 새한미디어의 18개 컴퍼니장들은 상품기획에서 생산, 영업,
기획관리는 물론 자산, 부채, 자본에 대해서도 독자 경영권을 갖고 완전한
독립채산제로 사업을 운영하게 된다.

사업별 손익구조가 그때그때 드러나게 되는 것.

이를 바탕으로 돈을 버는 사업에는 적극 투자하고 적자를 보는 사업에는
투자를 스톱시킴으로써 회사의 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겠다는게 새한의
방침이다.

상사, 유통, 의류, 건설등 4개 업종을 다루고 있는 삼성물산도 최근
회사를 40여개의 사업으로 분할, 독립회사처럼 운영하는 사업유니트제를
도입했다.

내년부터 이들 각 사업 유니트장은 직원채용과 해고, 인력배치 등에
대한 인사권과 재무, 영업등에대해서도 독립적인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삼성물산 역시 실적이 부진한 사업은 해당 직원을 포함, 일괄 퇴출시킬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결제단계을 줄이고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발빠르게
대처함으로써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사업유니트장이 될 이사~전무급 임원들이 미리"CEO 체험"을 함으로써
기업을 이끌 후계자를 조기에 가려내는 효과도 볼수 있을 것으로 삼성물산은
기대하고 있다.

OB, 두산상사, 두산전자등 9개 회사가 통합된 (주)두산은 지난 9월
BG-BU체제를 출범시켰다.

두산은 9개의 비즈니스 그룹(BG)과 그아래 15개 비즈니스 유닛(BU)을
두고 각 BG가 독자적인 경영권을 갖고 움직이도록 조직을 설계한 것.

LG그룹은 90년대초 CU(컬쳐 유닛)제도를 도입, 이같은 독립사업부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삼양사도 14개 사업부별로 생산, 판매, 기획, 인사권이
독립된 SBU(스몰 비즈니스 유니트)제를 실시하고 있다.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선진 다국적 기업에서는 이같은 제도를 쉽게
찾아볼수 있다"며"이 제도는 비효율적인 사업을 가려내 정리할수 있는데다
효율성과 생산성도 높일수 있어 국내에도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기업별 사업부제 현황(매출규모 단위:천억원) ]

<>.삼성물산
- 사업부제 현황 : 40개 유니트별 완전한 독자경영권 행사
- 통합대상계열사/사업 : 상사, 건설, 유통, 의류
- 매출규모 : 177

<>.효성
- 사업부제 현황 : 5개 PG, 33개 PU로 구성. PU장이 모든 경영권 행사
- 통합대상계열사/사업 : 물산, T&C, 생활산업, 중공업
- 매출규모 : 57

<>.두산
- 사업부제 현황 : 9개 BG, 15개 BU로 구성, BG장이 모든 경영권 행사
- 통합대상계열사/사업 : OB, 상사, 전자, 기계, 정보통신 등 9개 계열사
- 매출규모 : 20

<>.새한/새한미디어
- 사업부제 현황 : 6개그룹, 18개컴퍼니로 재편, 컴퍼니별 완전독립채산제
- 통합대상계열사/사업 : 섬유, 비디오테이프, 전자, 금형
- 매출규모 : 20(새한과 새한미디어를 합친 매출액)

<>.대상
- 사업부제 현황 : 3개 사업본부 독립채산제는 아니지만 사업본부장이
대부분의 경영권 행사
- 통합대상계열사/사업 : 교역, 건설, 음료, 마니커, 미란다(통합후
마니카는 매각, 음료는 분사추진)
- 매출규모 : 15

<>.삼양사
- 사업부제 현황 : 14개 SBU SBU장이 대부분의 경영권을 갖고 책임경영
- 통합대상계열사/사업 : 섬유, 식품, 사료, 의약
- 매출규모 : 13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