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과 지방간 협조 없이는 경제회생도 실업구제도 불가능하다"

지방자치제 이후 처음으로 18명의 경제장관과 청와대수석, 16개 시도지사
등이 한데 모인 "경제장관-시도지사 합동회의"의 결론은 분명했다.

정부는 당초 경기활성화를 위한 재정집행과 실업대책 등에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적극 동참해줄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이번 회의를 마련했다.

실제 정부는 그동안 2차추경예산이 5조3천억원이나 배정됐지만 지방정부의
비협조 등으로 1조1천억원이 집행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재정집행을
서둘러 달라고 시도지사들을 채근했다.

그러나 시도지사들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비효율적인 재정집행 체계를
꼬집으며 나름의 애로를 호소했다.

또 지방정부의 재정난 등 "민원 보따리"를 풀며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을 애원하기도 했다.

"재정집행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지방정부의 여건도 이해해 달라"는
얘기다.

어쨌든 이날 회의의 결론은 "앞으로 중앙과 지방간의 균형있는 재정부담을
위해 경제장관과 시도지사간 보다 긴밀한 협의를 갖자"(이규성 재경장관)는
쪽으로 모아졌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의 발언내용을 정리한다.

<> 이규성 재경장관 =중앙정부는 사회간접자본 등에 대한 재정지출을 늘림
으로써 경기회복을 최대한 앞당기려 한다.

실업대책과 경기활성화 대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지방정부의 노력이 절대적
으로 필요하다.

<> 고재유 광주시장 =올해 중앙정부 예산에서 지원키로 결정된 지방양여금
등의 예산중 아직 지원되지 않는 금액을 서둘러 배정해 주기 바란다.

아시아자동차와 관련, 광주지역 경제가 취약한 만큼 아시아자동차가 광주에
계속 남도록 해달라.

<> 김진선 강원지사 =신용위주의 대출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 지역신용보증
기금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소비촉진과 지방재정 보전을 위해 세제지원도 검토해 달라.

폐광지역개발에 민자를 유치하기 위해 중앙정부 차원의 인센티브를 강화
해야 한다.

<> 이진무 대구시장 =대구 지하철 건설 예산중 일부를 국고에서 지원받고
있는데 지방 부담금의 조달애로로 국고지원 마저 중단됐다.

다년도 사업의 경우 국고지원에 융통성을 부여해 달라.

지방세수 격감을 보완하기 위해 제2금융권의 수익증권이나 은행 신탁
등에서 지방채를 일정비율 편입하도록 해달라.

"1도 1금고" 제도도 완화가 필요하다.

<> 임창렬 경기지사 =재정의 조기집행을 보다 확실히 추진하기 위해 내년
1.4분기에 예산의 70%를 배정해 줘야 한다.

지방교부세의 법정교부율(13.27%) 인상을 검토해 달라.

세제개편때 중앙과 지방정부가 협의해 지방재정 건전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 김태동 정책기획수석 =연말까지 공기업 산하단체 지자체를 포함해 경영
혁신 성공사례 관련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잘되고 있는 것은 널리 전파해 모두가 배우도록 할 필요가 있다.

<> 안상영 부산시장 =국내 건설업체와의 형평문제는 있으나 외국인투자촉진
차원에서 SOC 사업을 외국인투자촉진법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 박태영 산자장관 =아시아자동차가 인수절차에 들어가면 광주시의 협조를
바란다.

오는 2002년 월드컵전에 폐광지역의 관광시설이 개장할 수 있도록 강원도가
노력해 달라.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