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올 4.4분기에 금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은 회사채수익률 기준으로 금리가 평균 연 10.9% 이하라야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결과를 요약, 소개한다.

<> 조사기간:10월7~23일
<> 조사대상:매출액 기준 2백대 업체
<> 회수율:86.0%(1백72개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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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전망

기업들은 최근 시중금리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올 4.4분기 금리수준(회사채
수익률 기준)이 평균 연 13.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업체(13.1%) 보다는 수출업체(13.4%)들이 예상한 금리가 더 높았다.

금리가 연 12~14%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약 70%에 달했다.

17%는 14~16%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이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은 금리상승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제일.서울은행의 민영화 지연,투자신탁 보증보험 등 부실금융기관의
처리문제 등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안심리가 상존하고 있다.

여기다 금융 구조조정 처리 및 실업부조 등을 위한 자금조달을 위해 약
50조원 규모의 국공채가 발행된다.

이와 함께 금융기관 및 기업의 외채상환과, 기업들의 회사채 만기 도래분
등이 연말에 집중됨에 따라 시중 자금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기업들이 금리상승을 전망하는 이유는 또 있다.

최근 시장지표 금리가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지나치게 낮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시중자금이 금융기관 안에서 환류함에 따라 콜금리는 하락했고 회사채나
CP의 경우에도 극소수의 우량기업 발행분만 거래되고 있어 금리수준이 낮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 없어지면 금리는 실상을 반영해 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채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감내할 수 있는 적정금리수준은 평균 연
10.9%(회사채수익률 기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업체의 70.2%가 적정금리를 10~12%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8~10% 수준
이라고 답한 업체도 16.9%나 됐다.

이 적정금리 수준은 4.4분기 금리수준을 평균 13.3%로 예상한 것에 비교
하면 약 2.4%포인트 정도 낮은 것이다.

기업이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자금조달시 실제 부담하는 금리가 더욱
낮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업체는 설문에 응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금융 비용 부담이 35%이상 증가
추세에 있다"며 "일시 운영자금 대출도 막혀 자금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 자금사정

자금조달부분이 수요부분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보여 자금조달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계속되는 매출감소와 투자부진으로 자금조달의 절대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높은 부채비율에 따른 금융비용 과다와 신용경색에 따른 부채상환 압력으로
자금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4.4분기 전산업의 자금수요 BSI(기업경기실사지수)가 107.0인데 반해 자금
조달측면의 BSI는 92.7로 상당한 심리적 수급갭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호전이, 이하면 악화가 예상된다는 의미다.

기업들은 4.4분기 중 기업의 투자 및 생산자금 수요는 감소세가 지속
되겠지만 부채상환을 위한 자금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에 다소 활발한 매출활동을 보이는 계절적인 요인을 감안하면 생산.
판매를 위한 운전자금 수요도 전기에 비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BSI 100).

시설자금 수요는 큰 폭으로 감소(BSI 73.9)하겠지만 금융기관의 부채상환
압력과 정부의 재무구조개선 정책, 기업의 재무건전성 노력 등을 반영해
부채상환 자금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부채와 해외부채상환을 위한 자금수요 BSI는 각각 133.1과 118.9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금융.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
(전산업 BSI 92.7)하고 있다.

보유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은 BSI가 117.7로 집계돼 모든 업종에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은행 종금 증권 외자도입 등 외부자금조달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용불안과 금융시장 기능의 정상화가 지연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 운전자금의 주요 조달원인 종금사를 통한 자금조달은 BSI가
72.7에 불과,큰폭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 기업금융 애로 및 정책요망사항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고금리(22.5%) 은행권 대출마비 및 환수
(21.4%) 회사채발행 애로(13.5%) 수출입금융 애로(11.9%) 등의 순으로 조사
됐다.

이밖에 제2금융권 대출마비 및 환수(7.7%) 외자도입 어려움(6.4%) 신용등급
하락(5.2%) 등도 장애 요인으로 꼽혔다.

고금리의 경우 금융시스템의 붕괴로 자금이 은행내부에서 거래돼 콜금리는
한자리수이나 실세금리(당좌)는 16%내외 수준이라고 기업들은 지적했다.

기업금융 원활화를 위해 기업들이 제시한 정책요망사항은 금융기관의 대출
확대(22.9%) 금리인하(17.4%) 금융기관 및 기업 구조조정의 촉진(17.4%)
수출입금융지원(10.1%) 회사채발행의 원활화(10.1%) 등 순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기업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 구조조정을 빨리 끝내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을 최우선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금융기관 대출확대로 신용경색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일도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경련 김태일 조사1본부장(상무)은 "통화공급을 늘리고 무역어음 금리의
대폭적 인하를 유도하는 등 다각적인 금리인하 정책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