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시장의 패션쇼핑몰 밀리오레가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직거래와
유명백화점을 무색케 하는 상품 진열, 쑥쑥 늘어나는 매출등으로 유통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밀리오레에는 지난 8월말 오픈후 백화점 할인점들의 세일행사에도 아랑곳
없이 젊은 고객들이 대거 몰려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밀리오레를 운영하는 성창F&D 관계자는 25일"1천7백개가 넘는 입주점포들
의 매출이 어림잡아 하루평균 15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밀리오레는 극심한 불황기에 개장했는데도 현재 지하 2층과 지상 6,7층의
일부 점포를 제외하곤 매장이 모두 들어찼다.

숙녀복상가인 1,2층은 빈 점포가 생기면 들어오겠다며 대기중인 상인이
1백명에 달한다.

성창F&D는 밀리오레가 인기를 끌자 명동역 인근에 짓고 있는 패션쇼핑몰
"명동첸트로 24"의 이름도 아예 "밀리오레 명동"으로 바꿨다.

이 쇼핑몰이 인기를 끄는 것은 무엇보다 직거래를 통해 최신 패션상품을
싸게 팔기 때문.

입주상인중 절반쯤은 공장을 두고 직접 패션상품을 만들어 팔고 있다.

유통단계를 최소화해 가격파괴를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밀리오레는 상품 진열이나 동선, 조명, 이벤트 등에서도 종래 재래시장
에서 볼 수 없었던 시도를 하고 있다.

상품 진열대의 색상과 장식물, 진열방식 등은 VMDC라는 디스플레이 전담반
에 맡겨 백화점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꾸몄다.

상가 중앙에는 지하 2층부터 지상9층을 잇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 고객이
쉽게 내부를 파악하도록 했다.

이 상가는 개장후 한달동안 날마다 5백명에게 선착순으로 1만원짜리
상품권을 나눠 주는 등 이색적인 이벤트로도 고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