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수익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짐에 따라 간접금융시장엔 어떤 영향이
나타날까.

과연 은행대출이 활성화될수 있을까.

회사채 수익률은 정부가 "5대그룹 회사채발행 제한"이란 카드를 들고 나온데
따라 한자릿수로 내려 앉았다.

정부는 회사채 금리하락을 통해 은행대출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은행들은 그 효과에 대해 현재로선 "기대반 우려반"이다.

기대를 하는 쪽은 회사채발행 제한이 신용경색을 푸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물량 제한을 하게되면 투신등 기관들은 중견기업의 회사채를 많이 살
것이고 이는 중견기업들의 자금난을 좋게 함은 물론 은행의 대출확대를 낳지
않겠느냐는 견해다.

다시말해 중견기업들마저 직접금융시장에서 조달을 늘리면 은행들은 자산
운용을 위해서라도 중소기업등에 대한 대출을 확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견기업들의 경우 회사채발행 시장에서 검증을 받게 되면 은행거래에서도
신용도가 높아지는 이득을 얻게 된다.

은행대출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회사채금리가 떨어지면 회사채의 최대 매수처인 투신은 역마진 방지차원에서
수익증권 등 수신금리를 내려야 한다.

그간의 경험으로 볼 때 2금융권의 수신금리 인하는 은행 수신금리 인하로
이어지게 마련.

은행으로선 그만큼 대출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실제 요즘 은행수신금리는 IMF 이전수준 미만으로 떨어져 있는데 대출우대
금리(프라임레이트)는 약 1.5%포인트가량 높은 편이다.

은행들은 대출확대을 위해서라도 대출금리를 내려야 하는 압박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회사채 발행제한이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용경색이 시장에서 자연적으로 해소돼야지 인위적인
것은 효과가 그때 뿐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회사채발행을 제한한다고 해서 자금편중 현상이 가시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5대 그룹의 경우 자금관리 능력으로 볼때 직접금융시장에서 막히면 (은행
등을 통한) 간접금융 조달이 늘 수 밖에 없고 이는 중견.중소기업에 돌아가는
파이(pie)를 줄일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신탁계정에서 동일인 CP(기업어음) 보유한도제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쓸순 없도록 돼있다.

그러나 은행 입장에선 5대그룹이 손을 벌리면 기꺼이 대출해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지표금리의 상승도 예상할 수 있다.

우량회사채 물량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서울은행 자금부 서종한 부부장은 "기관들은 요즘 회사채를 살 때 수익률
보다는 원금을 떼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며 "신용경색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여서 중견기업위주의 회사채시장이 형성되면 지표금리가 올라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지표금리 상승은 다시 은행 대출금리를 들썩이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