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상 초유의 은행파업이 일어날까.

제일 서울과 조흥 상업 한일 외환 평화 강원 충북 등 7개 조건부승인은행
노동조합이 29일로 예정된 총파업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더군다나 노.사.정간 이견이 27일에도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총파업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현실감있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 26일 이뤄진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과 박인상 한국노총위원장간
담판은 일단 무위로 끝났다.

이 금감위원장은 지난 26일 9개은행장을 만나 박 노총위원장과의 면담내용
을 설명하고 노조측과의 협상을 재개토록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인력조정부문은 노사가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처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따라 은행장 간사인 류시열 제일은행장이 27일 금융노련측에 대화를
요청했다.

금융노련은 이날 밤부터 대화에 응하는 한편 경찰력 투입에 대비, 노조
지도부를 명동성당으로 옮기는 강온양면책을 구사했다.

노조측은 협상결렬시 28일 저녁부터 철야농성에 돌입, 29일 0시부터 파업에
돌입키로 결정했다.

금융노련은 파업지도부 검거에 대비해 제2,3의 파업지도부도 사전에 결성해
뒀다.

각 은행노조도 1인당 10만~20만원씩 출연, 10억원정도의 파업기금을 조성
했다.

금감위는 사태해결에 총력을 쏟고 있다.

금감위는 이 위원장이 밝힌 "노사합의" 원칙을 노조측이 전향적으로 해석해
협상해 응해주길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관계자는 "노조는 원래 벼랑끝전술을 구사하지 않느냐"며 "이 위원장이
일단 노사간 협의를 전제로 감원 등에 신축성을 부여한만큼 28일에는 노사
양측이 협의해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출근, 사태추이와 비상대책을 검검했다.

금융감독위원회와 은행장들은 28일중 은행파업사태를 막기위해 노조측과
막판 접촉을 시도할 예정이다.

은행 인사담당부서 관계자들은 27일 출근, 여러가지 타협안을 작성해
노조와의 협상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의 돌파구를 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장과 노조간 접촉을 통해 정부의 입장 선회가 분명히 확인될 경우엔
극적 반전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