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 등 5대 그룹이 계열사들의 "2차 퇴출"을 극구 반대하고 있다.

이에따라 5대그룹 주채권은행들은 그룹별로 3개 안팎의 퇴출계열사를
잠정적으로 정해 놓고도 금융감독위원회에 보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상업 제일 한일 외환은행 등 5대그룹 주채권은행들은
회계법인 실사와 자체 실사를 거쳐 5대그룹 계열사중 2차 퇴출할 기업으로
그룹당 3개정도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퇴출계열사를 확정짓기 위해 그룹의 동의를 구하는 작업에
들어갔지만 그룹들은 퇴출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모 그룹은 "퇴출 계열사를 한 곳이라도 선정, 보고할 경우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은행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5대그룹 구조조정 본부장과 주채권은행 임원들은 26일 긴급회동을
갖고 2차 퇴출 문제에 관한 이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내주중 그룹으로부터 퇴출대상 계열사등을 담은 재무구조개선
계획서를 받아 채권단회의를 통해 퇴출기업을 확정할 예정이지만 그룹들이
좀처럼 동의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있어 일정대로 진행될지 미지수다.

한 은행관계자는 "은행감독원에서 퇴출리스트를 제출하라고 수시로 압박해
와 실사결과를 모조리 제출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퇴출가능성이 높은 정밀심사대상 3개 업체를 보고
했지만 그룹의 양해를 구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임원은 "그룹의 동의가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을 퇴출시킬
경우 해당기업은 곧바로 쓰러지게 되며 돈을 대준 은행은 채권회수가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위 관계자는 "5대 그룹을 포함한 기업 워크아웃(개선작업)을
도울 5개 외국 자문그룹이 각 은행과 계약을 마치고 다음달 7일부터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문그룹을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 5개 은행과 계약을 맺은 외국 투자은행
은 메릴린치(상업), 리먼브러더스(제일), 슈로더(한일), 로스차일드(조흥),
ING베어링스(외환) 등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