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재계가 이달말까지 단일법인의 경영주체를 선정키로 합의함에 따라
경영주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현재 6개업종중 경영권이 확정된데는 정유 뿐이다.

항공은 제3의 전문경영인이, 철도차량은 외국인주주가 그리고 유화는
현대와 삼성이 번갈아 가며 경영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와 발전설비는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일 전망이다.

<> 반도체 =경영주체를 선정하는데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는 경영권을 양보할수 없다며 계속 맞서고 있다.

현대 구조조정본부의 박세용 사장과 이계안 부사장, LG 구조조정본부의
이문호 사장, 강유식 부사장은 지난 8일 저녁 시내 모처에서 만나 통합법인
의 경영권을 놓고 담판을 벌였으나 종래 입장만을 재확인했다.

현대측은 시장점유율 등을 들어, LG측은 LG전자와의 시너지효과 등을 들어
각각 통합법인의 경영권을 양보할수 없다는 입장을 재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재무구조가 워낙 취약해 끝까지 경영권을
놓고 대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대와 LG가 최후까지 협상을 벌이다가 막바지에 타협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경영권 향방에 대해서는 어느쪽으로 기울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통합후 새로 참여할 외국인 주주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현대 LG 어느 한쪽이 경영권을 갖고 나머지 한 회사와 외국인
주주의 지분이 50%를 약간 넘도록 하면 균형을 이룰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 유화 =현재로선 공동경영이나 대표윤번제가 유력한 상태다.

대산단지 구조조정에 따라 통합하게 된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은
이미 지난달말부터 지분 조정을 위해 접촉해 왔다.

두 회사는 지난 3일 교환한 합의서에 따라 현재 <>동일지분 참여후 공동
경영 <>기업가치 산정 후 지배주주 선정 등 두가지 가능성을 놓고 실무접촉
을 계속하고 있다.

양사는 경영주체 선정 문제만 결정되면 자구계획 작성은 비교적 쉽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사는 굳이 지배주주를 정해야 한다면 자사가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면서도
공동대표제나 대표윤번제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업계에선 정부측의 "의지"가 반영될 경우 일본 등 외국자본을 유치해 그
기업에 경영을 맡기는 제3의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 항공산업 =주주회사가 선임하는 사외이사와 전문경영인이 경영주체가
될 전망이다.

항공산업은 업계내 구조조정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

경영권 분쟁소지가 적은만큼 경영주체를 정할 필요가 적다는 지적이다.

항공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지원도 한 요인이다.

만약 경영주체가 있다면 특혜시비가 생겨날 수 밖에 없다.

산업자원부도 이런 이유로 전문경영인체제에 동의하고 있다.

외자유치 협상결과에 따라선 외국 항공업체가 지배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체3사는 외국업체 참여지분을 뺀 나머지를 동등지분으로 갖겠다는 구상
이다.

결국 산업은행 대출금의 출자전환을 배제한다면 25%이상 지분참여를 하는
외국업체는 지배주주가 된다.

현재 미국 보잉, 영국 BAe 등이 단일법인체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

기체3사는 엔진은 단일법인 사업에서 빼고 기존 공장은 특성에 맞게
전문화시켜 경쟁력을 키우기로 의견접근을 본 상태다.

KTX-2사업(삼성항공)이나 B727-200 주날개 납품(현대우주항공) 등 기존
사업을 어떻게 평가할지 조만간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 철도차량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철차3사가 만드는 단일
법인의 경우 궁극적으로는 외국인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3사는 단일법인에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 경영권을 갖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3사의 지분은 실사를 거쳐 결정된다.

그후 외자를 49%또는 51%를 유치하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에 국내3사의
지분이 많은 경우라 해도 개별적으로 보면 외국인 대주주가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과도적으로는 국내철차 3사가 선임하는 전문경영인체제로 갈 전망이다.

이 체제가 외국업체를 끌어들인 이후에도 유지될는지는 알 수 없다.

<> 발전설비 =한중의 민영화와도 얽혀 있어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주체와 관련된 정부의 주문도 한중민영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정리
되기 전에는 의미가 없다.

다만 한중의 경우 발전설비가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현대와 비교
하면 10배 가량이 되기 때문에 일원화된다면 일단은 한중이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는 발전부문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한중자체를 인수하겠다고 공언
하고 있다.

선박엔진은 한국중공업이 삼성중공업의 선박엔진부문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로써 선박엔진은 현대중공업과 한국중공업으로 2원화돼 가격전쟁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 정유 =현대정유가 한화에너지를 인수키로 함에 따라 경영주체는 현대정유
로 확정된 상태다.

문제는 경영개선계획서에 어떤 내용을 포함시키느냐는 것.

가장 중점을 두게 될 부분은 외자유치를 통한 재무구조개선계획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정유 고위관계자는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를 높인후 해외에 지분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경영개선계획의 주안점이 두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업종별 경영권 협상내용 ]

<>.반도체

- 참여회사 : 현대전자 LG반도체
- 협상내용 : 현대는 세계시장점유율을, LG는 LG전자의 시너지효과를
내세우며 서로 경영권 주장

<>.유화

- 참여회사 : 삼성종합화학 현대석유화학
- 협상내용 : 동일지분으로 할지, 실사후 지배주주 결정할지 협상중,
공동대표 혹은 대표윤번제 유력

<>.항공기

- 참여회사 :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 협상내용 : 전문 경영인 체제, 외자유치협상 결과에 따라 외국 항공
업체가 지배주주로 부상할 전망

<>.철도차량

- 참여회사 :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 협상내용 : 외국 철차업체가 지배주주 부상, 전문경영인 체제

<>.선박엔진

- 참여회사 : 한국중공업 삼성중공업
- 협상내용 : 한국중공업이 삼성의 선박엔진부문 인수

<>.발전설비

- 참여회사 : 한국중공업 현대중공업
- 협상내용 : 발전부문 일원화에만 합의, 한중민영화 향방이 변수

<>.정유

- 참여회사 : 현대정유 한화에너지
- 협상내용 : 현대정유가 인수

< 산업1부.powerpr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