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년부터 오는 2003년까지 총 6천8백억원을 투입, 대구지역을
이탈리아 밀라노와 같은 세계적인 섬유도시로 키우기로 했다.

박태영 산업자원부 장관은 9일 대구광역시를 방문, 현지 섬유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대구지역 섬유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박 장관은 대구지역 섬유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우리나라 섬유산업을
오는 2003년까지 생산 수출면에서 중국 이탈리아에 이은 세계 3대
섬유대국으로 육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구지역에 투입되는 6천8백억원은 정부 3천6백70억원, 지방자치단체
5백15억원, 민간이 2천6백15억원등으로 분담할 계획이다.

산자부는 내년도 사업비로 책정된 1천3백33억원중 정부투자액 7백35억원을
이미 내년도 예산에 계상, 현재 예산당국과 최종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특히 수출경쟁력 회복을 위해 조기지원이 필요한 신제품개발센타및
염색디자인실용화센타 설치사업은 올 추경예산에서 80억원을 확보,
조기지원키로 했다.

<>주요내용=화섬업계에 고급소재 개발자금으로 4백억원을 제공한다.

이를통해 전체 제품중 25%에 머물고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비율을
5년후에는 절반까지 끌어올린다는게 정부의 계획이다.

중소 직물및 의류업체들의 신제품개발을 도와줄 "신제품 개발센터"도
지어진다.

여기서는 해외 최신기술 동향자료와 기술지도, 샘플생산및 공정기술등을
지원한다.

시제품 생산도 대행해준다.

이를통해 중견기업들은 연간 1백20억원이상의 비용을 절감할수 있다.

개발능력도 높아져 저부가가치인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에서
벗어나 고유브랜드 개발도 활성화될 수 있다.

염색디자인 실용화 센터도 지어진다.

이 안에는 텍스타일디자인 전용 파일럿플랜트가 설치된다.

패션디자인 기술개발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도 이번 지원방안의
주요기둥이다.

이를통해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촉진한는게 정부의 전략이다.

패션센터, 정보실등은 디자인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에 최첨단
패션 정보를 제공하고 콜렉션등 행사를 열어주며 유망디자이너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전문가 양성소 역할을 할 섬유.패션대학도 세운다.

총 1천7백70억원이 투입되는 "패션.어패럴 밸리"는 패션디자인및
봉제업체들의 생산기반을 제공하게 된다.

이밖에 상품기획력에 필요한 정보의 수집및 분석, 데이터베이스화등을
도와줄 섬유정보지원센터, 과당경쟁을 방지할 직물비축 협동화 사업등도
포함돼 있다.

이번 지원방안의 초점은 기술개발, 패션디자인및 마케팅력 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 맞춰져 있다.

<>의미=이번 지원방안의 목표는 섬유산업의 고부가가치화다.

"밀라노 프로젝트"라는 별칭이 붙어있는 것도 이래서다.

대구를 "동양의 밀라노"로 변신시키겠다는 얘기다.

이를통해 한국 섬유산업을 세계 최첨단 패션메카인 이탈리아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지원방안의 촛점은 기술개발, 패션디자인및 마케팅력 지원,
전문인력 양성등 소프트웨어 측면에 맞춰져 있다.

시설지원등 하드웨어에 치중했던 과거 지원형태와는 사뭇 다르다.

폐수처리설비, 염색업체 시설도입등 일부 설비지원도 이번 계획에
포함돼 있긴하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저공해형 시설도입을 통해 후진형 공해업종의
이미지를 씻기 위한 부수적인 계획이다.

<>업계반응=섬유산업 지원은 업계의 숙원이었다.

섬유는 여전히 국내 수출의 13.5%를 차지하는 주요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사양산업으로 분류돼 왔다는게 업계의 가장 큰 불만이었다.

섬유산업연합회는 이번 방안에 대해 "구조조정기에 직면한 국내
섬유산업을 앞으로 5년동안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밑받침이
될 것"이라며 크게 환영했다.

그러나 비현실적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대구의 중견 섬유업체 A사장은 "소요자금중 2천6백억원을 민자유치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은 현실성 없는 탁상공론"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섬유업체의 K사장은 "빈건물도 남아도는 판에 각종 센터등
새건물을 짓겠다는 발상은 전시행정적인 요소가 짙다"고 비판했다.

< 정구학 기자 cgh@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