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IMF관리체제에 들어선후 유명 신발업체들의 주력 생산품목이
바뀌고 있다.

프로스펙스등 국내 브랜드는 올들어 중가 품목(6만~7만원대)을 대폭 줄였다.

대신 3만~5만원미만의 중저가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10만원 전후의 외국 고가브랜드도 노세일(No sale) 전략을 수정, 불황타개
에 나서고 있다.

신발업체의 전략변화는 중가 제품수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발시장을 주도한 것은 기능과 가격을 적절히 조화시킨 기능성
중가 제품.

그러나 IMF이후 알뜰소비패턴이 자리잡으면서 소비자들이 값싸고 기본
기능만을 갖춘 중저가 제품에 몰리고 있다.

이는 신발업체의 매출구조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프로스펙스 르까프 등 국내 브랜드의 경우 지난해까지 매출액의 절반이상을
차지한 중가 제품이 올해 20% 미만으로 줄었다.

반면 중저가 시장규모는 20~30%에서 50~60%로 2배이상 늘었다.

연말엔 70%선에 달할 전망이다.

고기능 고급이미지로 차별화전략을 고수해온 외국 브랜드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전문선수화 조깅화등 고정 수요로 버티고 있지만 매출액은 30~40% 감소했다.

이에따라 신발업체들은 신제품 개발방향을 수정하고 영업방식을 변화시키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내 업체의 경우 고가제품 생산을 사실상 중단하고 4계절 다용도 평상화
등 중저가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프로스펙스는 소비자 니즈의 변화를 수시로 제품개발에 반영할수 있는
신속대응시스템(QRS)을 구축했다.

르까프 라피도 등 다른 브랜드도 이와 비슷한 시스템 도입을 적극 검토중
이다.

비싼 가격과 국산품 구매운동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외국 브랜드도 금기
영역으로 여겨온 노세일(No Sale) 원칙을 포기했다.

나이키는 세일여부를 매장에서 자율결정토록 했다.

다른 외국 브랜드도 수차례에 걸쳐 할인판매를 실시했다.

일반매장의 매출감소분을 만회하기 위해 상설할인매장도 대폭 늘리고 있다.

휠라코리아의 경우 상설매장을 13개에서 22개로 확대, 매출분담률을 10%선
에서 3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명 신발브랜드가 중저가 물량을 쏟아내면서 동대문
등 재래시장의 영세 신발가게들은 30~40%가량 문을 닫거나 업종을 전환했다"
며 "외국계 고가브랜드가 차별화전략을 포기할 경우 신발시장이 엄청난
구조개편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했다.

< 정한영 기자 ch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