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언론들은 한국의 대기업들이 어렵게 성사시킨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인력구조조정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4일 현대그룹과 LG그룹간에 이뤄진 반도체
사업 빅딜내용등을 1면 주요 기사로 다루면서 "한국산업의 밑그림을 바꾸게
될 이번 빅딜은 한국기업들의 아킬레스건인 과잉투자문제를 치유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빅딜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공급과잉 해소 효과를 보려면
대폭적인 인력감축과 투자계획 재조정 등 매우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홍콩에 있는 파리바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브루스 고니어의 말을
인용, "빅딜을 통해 탄생된 통합회사가 대규모 인력감축 등 적절한 후속조치
를 취한다면 경쟁력을 갖춘 "무서운(formidable)"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한국 대기업들이 이번에 발표한 빅딜계획은 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내딛은 매우 의미있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한국 정부와 대기업들이 이번 빅딜을 인원감축을 최소화
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빅딜의 효과는 퇴색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CNN, AP, APDJ 등 세계 주요 방송과 통신도 발표내용을 주요 뉴스로 취급
하면서 "한국의 대기업들은 과감한 구조조정을 동시에 추진해야 빅딜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자에서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중 가장 먼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금융개혁 등 산적한 난제들을 해결해야만 안정적인 경제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한국의 원화가치가 지난해 50% 하락한후 올들어서는 26%나 올랐으며
단기금리인 콜금리도 작년 12월의 30%에서 8월중에는 2년만에 처음으로
1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가용외환보유액도 8월말 현재 4백14억달러로 작년말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당시보다 7배나 늘어나 급속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그러나 취약한 금융시스템을 보강하기 위해 정부의 자금지원과
부실채권정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