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컴퓨터를 쓰던 김정홍(47.서울 남현동)씨.

잠깐 자리를 떴다 컴퓨터 앞에 다시 앉은 그의 눈이 커졌다.

작업하던 아래아 한글 화면은 어디 가고 대신 여자 아이 하나가 나와
춤을 추는 것 아닌가.

노래도 나오고.

"허 이것 참" 그의 입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예쁘죠. 사이다 스크린 세이버에요"

딸의 설명이다.

"사이다"는 요새 뜨고 있는 사이버(cyber)가수.

노래 제목은 "진실이 싫어".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음반도 팔고 광고에도 출연해 돈도 벌고 있다.

사이다 말고도 사이버 가수는 여럿 있다.

국내 사이버 인간 1호 "아담"은 남자가수다.

LG생활건강의 음료수 레모니아 광고에 나온다.

이 광고에 나오는 "세상엔 없는 사랑"을 비롯해 11곡을 내놓으며 올해초
데뷔했다.

생김새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표준을 담았다.

아담은 벌써 5억원가량을 벌었다.

음반만 15만장이상이 팔렸다.

얼굴을 빌려주고도 1억5천만원을 벌었다고 한다.

"내가 세상에 온 이유"를 부른 "류시아"는 국내 최초의 여자가수다.

지난 6월 잠실야구장 전광판에서 데뷔공연을 가졌다.

가수말고도 작가 모델 텔레마케터 탤런트 대학생등 많은 사이버 인간이
태어났다.

작가로는 "새파란"이 활동중이다.

KBS(한국방송공사)의 사이버 탤런트 "키위"도 곧 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남자 대학생 "라이언"(경희대)과 "스노우"(숙명여대)도 있다.

인터넷홈쇼핑을 돕는 딜러 "새출발"와 그의 아내 "신이나"도 있다.

한경제는 세계 최초의 사이버 기자다.

한국경제신문에서 일한다.

세상에 나올 채비를 갖추고 있는 사이버 인간도 많아 그 수는 빠른 속도록
늘 전망이다.

활동분야도 다양해질 것이다.

사이버 인간은 모두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졌다.

춤추는 사이다처럼 움직이는 영상을 가진 이들도 있다.

목소리가 있는 이도 있다.

사는 곳은 인터넷 속 가상공간(cyber space)이다.

이들의 집인 인터넷 홈페이지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다.

누구 찾아와도 꺼려하지 않는다.

가끔은 광고나 방송등 현실에 한 발 더 가까운 곳이 무대가 된기도 한다.

< 김용준 기자 dialec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