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성장잠재력마저 붕괴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4분기 국내총생산(잠정)"은 이런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비단 지난 2.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6.6%로 뒷걸음질친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을 가늠할수 있는 소비지출과 설비투자 수출 등이
모두 악화되고 있어서다.

특히 그동안 유일하게 성장을 떠받쳐 왔던 수출마저 감소로 돌아서
"불황의 터널"을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제조업생산 사상최대 감소 =지난 2.4분기중 산업생산은 작년동기보다
6.0% 줄었다.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 등 대부분 업종이 큰 폭으로 감소한 탓이다.

이중 특히 심각한게 제조업.

2.4분기중 제조업 생산은 10.0% 감소했다.

한은이 GDP(국내총생산) 집계를 시작한 지난 53년이후 최대다.

성장의 견인차인 제조업이 사상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했으니 성장률이 뚝
떨어지는건 어쩌면 당연하다.

중화학공업 생산은 2.4분기중 8.9% 감소했다.

경공업생산은 무려 14.3%나 줄어 거의 파탄지경에 왔다.

<> 소비감소 심각 =민간소비지출은 경기후행적 성격을 띠고 있다.

성장률이 뚝 떨어져도 소비는 어느 정도 지속, 경기를 떠받친다.

바로 지난해가 그랬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역전됐다.

소비가 경기를 떠받치기는 커녕 경기추락을 이끌고 있다.

지난 1.4분기중 민간소비지출은 작년동기보다 10.6% 줄었다.

2.4분기중 민간소비지출은 12.9%나 감소했다.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 성장잠재력의 붕괴 =앞으로의 성장잠재력을 알아볼수 있는 지표가
민간소비지출과 설비투자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난 2.4분기중 설비투자는 52.4% 감소했다.

역시 사상최대다.

건설투자도 부동산경기 침체와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전분기의 7.7%
에서 13.2%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상품수출이 그나마 경기의 추락을 어느정도 막았다.

지난 2.4분기중 상품수출(물량기준)은 20.0%늘었다.

그렇지만 증가세는 전분기의 30.1%보다 많이 둔화됐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