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종건.최종현 회장의 아들 5명은 지난 89년부터 모임을 갖고 있다.

한달에 한번씩 만나는 이 모임에서 이들 5인은 일상적인 얘기부터 그룹
경영에 관한 논의까지 모든 문제를 격의없이 토론하고 있다.

사촌간인 이들 5인은 이미 이 모임을 통해 후계문제를 비롯한 모든 문제를
터놓고 의논해 결정하자는데 원칙적인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을 주선하고 있는 최신원 SK유통 부회장은 "우리 형제 5명은 앞으로
누가 회장 역할을 맡든지 한데 뭉쳐서 그를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모임은 고 최 회장이 평소 "회사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가족들이 어떻게 협조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며 가족간의 우애를 강조한데
따른 것이다.

이들 모임 이외에도 고 최 회장 일가는 1년에 두번 정도는 반드시 최 회장
자택에 모여 우애를 다진다.

이 자리에는 고 최 회장의 아들 딸 조카들은 물론 그 손자들까지 모두
1백50여명이 참석한다.

이같은 가족간 우애는 선대회장들의 형제간 우애를 그대로 본받고 있다.

고 최 회장은 지난 53년 유학 직전 형님사업이 어렵게 되자 부친에게
간청, 유학을 1년 연기해 형님 사업자금에 보탰다.

또 형님은 6.25로 수원공장에서 벽돌나르는 일손이 부족할 때도 "종현이는
공부를 해야 한다"며 동생을 공장근처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했다.

< 최완수 기자 wan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