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자동차의 브라질 현지 합작공장 건설공사가 당초 예정보다 크게
늦어져 합작회사의 파산은 물론 한.브라질간 통상마찰로 비화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아시아자동차는 지난해 8월 브라질업체와 51대 49의 비율로 합작, 아시아
모터스 브라질(AMB)을 세우고 연산 6만대 규모의 경상용차및 중형버스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AMB는 총 1억8천만달러를 투자, 내년초까지 이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아시아자동차가 자금을 대지 못해 공사가 거의 진척되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AMB가 공장 건설을 조건으로 그동안 브라질정부로부터 관세혜택을
받았다는데 있다.

브라질정부는 해외자동차업체의 자국내 투자를 유도키 위해 95년말부터
현지투자회사가 들여오는 완성차에 대해서는 관세를 50% 감면해 주었다.

아시아자동차가 현지공장을 건설키로한 것은 물론 중남미에 생산거점을
마련키 위한 것이나 이같은 관세혜택을 받자는 목적도 있었다.

AMB는 착공과 동시에 이같은 관세혜택을 받고 아시아자동차의 경상용차
"타우너"와 중형버스 "토픽"을 들여다 판매했다.

AMB가 지금까지 수입한 물량은 약 3만대.

아시아가 AMB에 추가투자를 하지 않아 현지공장 건설이 무산되면 감면받은
관세를 모두 토해내야 하는데 그 금액이 무려 2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MB의 서상태 부사장은 "아시아에 시장을 빼앗긴 포드 피아트 GM 등 경쟁
업체들이 투자는 제대로 하지 않고 관세감면 혜택만 받고 있다고 AMB를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자칫 관세감면분을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의 야당이 오는 11월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AMB 공장건설
프로젝트를 카르도소 현 대통령의 실정사례로 물고 늘어지고 있어 브라질
정부도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카르도소 대통령이 AMB 공장 기공식에 참석하는 등 아시아자동차의 현지
투자를 외자유치의 성공사례로 내세웠었다.

브라질 정부가 야당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페널티를 물리게 되면 AMB의
파산은 불가피하다.

아시아자동차로서는 지금까지의 투자금액을 모두 날림과 동시에 전체수출
물량의 60%를 차지하는 최대시장을 잃게 된다.

서 부사장은 "어느 회사가 기아와 아시아를 인수하건 브라질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즉각 투자를 재개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아시아는
물론 그동안 좋은 이미지를 쌓아온 다른 한국업체들에도 큰 타격이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