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결 직전까지 갔던 현대자동차 사태가 또다시 결렬,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국민회의 중재단 노무현 부총재는 23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노사로부터 양보를 촉구했으나 전혀 쌍방의 의견을 좁히지못해 협상을
포기하고 철수한다"고 밝혔다.

노 부총재는 "노조로부터 조건없는 정리해고 수용을 얻어내 협상이
쉽게 풀릴 것으로 생각했으나 고소고발 취하,무급휴기기간,재취업,고용
안정기금마련 등에 대해서는 전혀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며 "이기호
노동부장관의 노사 중재에 마지막 기대를 건다"고 말했다.

중재단은 지난 18일 오후 울산공장 방문 이후 수차례의 중재끝에 노
조로부터 정리해고를 수용케했으나 세부사항에 노사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6일만에 중재를 포기했다.

노사는 최대 쟁점사항인 정리해고 규모와 관련,회사측이 4백60명선에서
후퇴,2백50명에서 3백명선을 주장하는 노조측의 의견에 접근,2백77명선
으로 잠정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가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민형사상의 고소고발 취소문제와
손해배상 소송,징계 등의 취하문제등에대해서는 여전히 노사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이들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의 노사관행상 모두 철회해야한다고
주장했고 회사측은 채권가압류는 철회하고 고소고발은 추후에 협의하자고
맞섰다.

정리해고 구제자에 대한 휴직처리문제와 관련해서도 노조는 1년 무급
휴가로 하되 하반기6개월은 재훈련을 주장한 반면 회사는 1년6개월 무
급휴직을 고수했다.

정리해고대상자 위로금과 관련,노조는 3차 희망퇴직 위로금수준인 45
일분의 통상임금과 12개월치 평균임금 지급,계열사로 재취업시켜줄 것,
2년내 복직을 보장할 것 등을 고수했다.

그러나 회사는 45일분과 위로금 2개월분을 내세우고 있다.

경찰은 사태가 불투명해지자 철수했던 1백개중대 1만2천여명의 병력
을 회사정문 등 각 출입구마다 전진배치시키고 노조원의 동태파악에 다
시 나서는 등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울산=김태현 기자 hyun11@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