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국민회의 부총재는 20일 오후 현대자동차 본관 2층 회의실에서
노.사.당 공식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정몽규 회장과 김광식 노조위원장의
양손을 부여잡으며 "공식적인 대화제의에 응해 고맙다"며 "그동안의 갈등을
잊고 좋은 결론을 맺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정회장은 침울한 표정으로 "빨리 공장을 정상가동하자"고 간단히 답했으며
김위원장은 "노사가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비장한 어조로 말했다.

<>.살색 근무복으로 통일한 회사측 협상단 5명은 협상시각 5분 전에 검은색
다이너스티와 그랜저 승용차에 나눠타고 협상장에 도착했으며 노조측 협상단
6명은 협상시각에 정확히 맞춰 "고용안정 쟁취"라고 적힌 빨간색 머리띠를
두르고 사수대 6명의 호위를 받으며 노조사무실에서 협상장까지 7백여m를
걸어 들어왔다.

김위원장은 "국민회의 중재단으로부터 중재안을 아직 통고받지 못했으나
다같이 사는 방법을 모색해 보겠다"며 적극적인 협상의지를 보였다.

<>.국민회의 노부총재는 회사측이 협상장의 테이블을 T자형으로 배치하자
"노사와 중재단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테이블
하나에 서로 마주보고 앉자"고 제의했다.

이에 따라 노부총재를 중심으로 좌우에 각 3명의 중재단과 노사 협상대표가
마주보고 앉아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장인 회의실 밖에는 회사측 청원경찰 3명과 노조 사수대 6명이
버티고서 협상장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회의장 주위에는 내.외신 취재진 1백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뤄 현대자동차
사태의 분수령이 될 이번 협상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이날 오후 8시30분께 노.사.당 실무협상이 벌어지고 있는 회사 본관
안에 쇠파이프로 무장한 노조사수대 1백50여명이 몰려와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또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소속 노조원 1백50여명도 본관 앞으로 몰려와
"국민회의 중재단이 식당종업원 1백60여명과 노조원 1백여명을 정리해고
시키고 1천여명은 1년동안 포상휴가를 보내거나 재취업교육을 시키는 내용의
중재안을 제시했다"며 "노조집행부는 단 한명의 정리해고 요구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측 협상 대표중 한명인 이현우 부위원장이 나서 "여러분들의
시위로 협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설득, 10여분만에 해산시켰으나
현관 밖에서는 노조원들의 농성이 계속됐다.

< 울산=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