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에 상품을 공급하는 주요 제조업체들 사이에 오는 28일로 예정된
월마트(한국마크로)의 제2차 "크레이지세일(Crazy Sale)" 불참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이번은 물론 다음달중 두차례에 걸쳐 실시될 예정인 월마트의
크레이지세일이 크게 축소되거나 무산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월마트의 초저가공세 선언으로 빚어진 할인점간의
가격인하경쟁으로 곤욕을 치렀던 주요 납품업체들이 2차 세일 불참을 속속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월마트측에 불참을 통보한 업체는 D, O, S, C, T, H사 등 가전및
생활용품, 식품등을 공급납품하는 10여개사이다.

이들 업체들은 당초 1차에 이어 2차 세일에도 참여키로 월마트와
합의했으나 최근 원가이하 판매에 따른 후유증으로 태도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10여개사외에도 직.간접적으로 불참을 통보한 업체가
4-5개사 정도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가 계속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2차세일에 참가키로 한 30여개 납품업체중 절반가량이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D사 관계자는 "월마트측이 1,2차 세일을 한데 묶은 패키지계약을 종용해
응했다"며 "그러나 1차 세일후 사회적으로 파문이 확산되는등 가격질서
자체가 무너질 우려가 있어 불참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S사도 "월마트가 바잉파워(Buying power)를 내세워 세일에 참여토록
강요했으나 더이상 끌려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불참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제조업체들이 월마트에 등을 돌리고 있는데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월마트의 바잉파워가 아직까지는 약한데다 이번 파동으로 기존 가격체계
동요에 대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E마트를 비롯한 국내 유통업체들이 월마트의 공세에 맞서 선전한
점이 납품업체들로 하여금 월마트공포에서 벗어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월마트는 짧은 기간내 "최저가 판매 할인점"이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모두 네차례에 걸친 크레이지세일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 김상철 기자 che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