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이 합병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구애를 받는 은행들의 반응이 시원치 않다.

본격적인 합병추진은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8%를 웃도는 13개
은행에 대한 경영진단이 끝나는 8월말이후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10일 금융계에는 조흥-보람은행, 조흥-주택은행, 조흥-보람-주택은행간
합병설 등 조흥을 중심으로 한 합병밑그림이 나돌았다.

특히 조흥-보람간 합병은 "독립사업부모델"로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조흥을 둘러싼 이같은 합병설은 결코 낭설로 끝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조흥은 여러면에서 합병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건부승인을 받은 4개시중은행중 유리한 입장이 아니기때문이다.

상업 한일은행이 합병키로 했고 외환은행은 독일코메르츠은행으로부터
외자를 유치, 점수를 딴 상태다.

조흥이 가장 욕심내는 합병후보는 주택은행.

주택금융분야에서 독보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주택과 소매 기업금융부문에서
"1백년"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조흥이 결합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클 것이란
게 조흥측 분석이다.

그러나 주택의 반응은 시원치 않다.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없었으나 노조나 신용평가기관을 통해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조흥도 새 주택은행장이 선임된뒤에 합병을 공식제의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흥은 보람과의 합병도 고려하고 있다.

조흥에 컨설팅을 하는 부즈알렌도 <>소매금융사업부 <>계열기업(재벌)여신
사업부 <>중견 중소기업여신사업부 <>자금시장본부(VIP고객 관리 포함) 등
사업부제로의 전환을 권고해 보람과의 합병에 긍정적이다.

조흥 보람간에는 고위층간에는 7월초이후 2번정도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람이 중견 중소기업 및 개인 우수 고객과의 거래가 많은데다 고객관리
시스템이 좋아 대기업과의 거래가 많은 조흥과의 합병으로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추진이유.

조흥은 보람과 합병한뒤 주택과 추가합병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보람과의 합병만으로는 상업-한일 합병은행에 비해 자산규모에서 크게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들 세 은행이 합병하면 자산규모가 1백2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은행이
탄생한다.

그러나 보람측 반응은 냉랭하다.

특히 보람은 하나은행과의 합병여부를 최종 결정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조흥도 보람 하나간 협상결과를 지켜보는 단계다.

한 관계자는 "하나 보람은행이 합병협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 괜히 방해한다는 비난을 사기는 싫다"고 말했다.

결국 조흥의 합병추진움직임은 13개은행에 대한 경영진단이 끝난뒤에나
뚜렷해질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경영진단이 끝나면 몇개 은행은 합병을 활로로 선택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합병은 그 때 추진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