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싸들고 나가는 보따리 수출상이나 샘플 및 카타로그를 지니고
바이어를 찾아나서는 "개미무역군단"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재고부담이 늘어난 영세제조업체나 섬유류 유통상(땡처리업자)들이 개인
수출업자 대열에 가세하고 있는 것.

이 대열엔 특히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직자들이 뛰어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들 개인 수출업자들은 부도가 나거나 판매난을 겪고 있는 회사의 제품을
헐값에 사 이를 구매력이 큰 중국 등지에서 처분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중국실 관계자는 교통비 숙박료 등 경비를
빼고 15-20% 정도의 이윤을 챙긴다고 소개했다.

올초 건설업체에서 퇴직한후 개인수출업자로 변신한 김천익씨(42)는 6월말
께 고급아동복 4천달러어치를 중국 청도에서 팔았다.

인천에서 중국 웨이하이(위해)간 배를 운항하는 위동항운측은 올들어
전반적인 승객은 줄었지만 중국을 찾는 보따리 무역상들이 전년보다
30-40%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개인 수출업자들이 급증하면서 1인당 70-1백50만원을 받고 교통편과 숙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무역상을 모집하는 단체들도 늘고 있다.

한국능률협회는 최근들어 소자본 무역이 활기를 띠고 있는 추세를 반영해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와 후쿠오카 등지에 무역연수단 1백30명을 파견했다.

협회는 이달에도 중국에 무역연수단을 보낼 계획이다.

오는 9월에는 이들이 캐나다와 일본에 제품샘플을 가져가 현지바이어와
수출상담을 벌이게 한다는 것이다.

박상곤 팀장은 "사업경험이 없는 이들이 무역경험도 쌓고 돈도 벌수 있어
의외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생산성본부 계열사인 한국기업상담도 지난 6월부터 40-60명단위의
"소자본 중국진출 체험 연구조사단"을 다섯차례 중국에 보냈다.

회사측은 명퇴 및 희망퇴직자들이 적극적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한달에
두차례씩 연수단을 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수단을 모으는 기관이나 회사들은 교육대상자들에게 간단한 무역실무
등을 가르치고 영업상당과정에서 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수출업자들이 늘면서 인터넷 및 통신판매수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개인수출입(은혜출판사)을 저술한 김홍진씨는 "최근들어 소규모무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달새 2만부의 책이 팔렸다"고 소개했다.

김씨 자신은 현재 일본 무점포 대리점을 통해 죽염 등을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무협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무역이 활기를 띠고
있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추세여서 우리나라에서도 이 분야의 전문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