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와 엔화약세로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원화가치는 7개월만에 처음 14일 한때 달러당 1천2백원대로 오른 반면
하시모토 총리의 사의표명에 따른 정치불안 우려로 일본 엔화는 1백40엔대로
하락했다.

원화는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전날종가보다 오른 1천3백5원에 거래가
시작된 뒤 이내 1천2백원대로 치솟아 1천2백88원으로 마감했다.

원화강세와 엔화약세는 국내 수출업체들엔 큰 악재다.

환율변동폭만큼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에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종합상사및 무역업계는 "원강세-엔약세" 기조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별 뾰족한 수가 없어 난감해 하는 모습
이다.

14일 무역협회가 75개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긴급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하반기 채산성및 경쟁력을 유지할수 있는 적정환율은 달러당
1천3백8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4일 환율 1천2백88원보다 92원(7.1%) 높은 수준이다.

지난 2월 조사때의 1천2백51원보다 달러당 1백29원이 높아졌다.

엔화약세로 해외시장에서 국산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것이 적정환율
상승의 주요인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가 1천5백30원이 돼야 경쟁력을 유지할수 있는 것을
비롯 석유화학(1천3백70원), 철강(1천3백95원), 선박과 일반기계
(1천3백60원), 섬유제품(1천3백80원) 등 주력품목 대부분이 현 환율을
웃돌았다.

적정환율과 현환율의 차이는 곧 수출업계 부담이다.

겨우 반도체만이 1천1백50원이 돼도 경쟁력을 유지할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물산의 관계자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해외시장에서 한일간 가격
경쟁이 벌어져 수출이 영향을 받지 않을수 없다"고 우려했다.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합하는 품목은 자동차 선박 반도체 기계 철강 등
수출상위 50개품목중 24개에 달한다.

환율조건 악화는 곧바로 이들 품목의 수출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들 24개 품목은 전체 수출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또 일본시장으로의 수출도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 전체수출의 10.8%(97년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수출감소는 무역흑자를 감소시켜 한국경제의 구조조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당장 재계가 계획한 5백억달러 무역흑자 달성계획에 차질을 빚고 외채상환
에도 문제가 생긴다.

(주)대우의 관계자는 "정부가 외환시장에 적절히 개입, 원화가치의 과도한
상승을 억제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