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기업 민영화 특수를 노려라.

공기업 민영화 방안발표로 외국업체들의 인수움직임이 한층 빨라졌다.

외국인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곳은 한국전력의 화력발전사업과
한국중공업.

이들 공기업엔 국내업체들도 외국자본과 컨소시엄을 형성, 응찰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국담배인삼공사도 외국인들이 군침을 흘려왔던 곳이다.

그러나 즉시 경영권이양이 아닌 일부지분 매각으로 결론났다.

매각이 확정된 한국전력 화력발전 부문에는 미국과 영국 스페인 독일
싱가포르 등 수십여개 외국업체가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이미 구체적인 인수의사를 타진한 곳도 있다.

미국의 다국적 석유회사인 텍사코는 최근 전력부문 부사장급 1명을 한국에
보냈다.

산업자원부와 한전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매각 가능한 발전소를 문의하기
위해서였다.

또 한화에너지의 화력발전 1백80만kW(45만kW 4기)를 인수한 미국 AES는
최근들어 한전 화력발전부문의 관련자료를 수집하는 등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스페인의 9개 전력 관련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ACI도 최근 산업자원부
를 통해 우리 나라의 화력발전 부문 현황파악에 나섰다.

싱가포르의 에너지 부문 다국적 기업인 "탱커퍼시픽매니지먼트코리아"도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현황파악에 나서는 등 NG발전소 인수의향을
보였다.

영국의 브리티시가스(BG)와 로스차일드 등도 한전의 화력 발전부문 매입을
위해 우리 나라 정부 관계자 면담을 추진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업체도 여러 채널을 통해 인수를 문의했다.

국내업체로는 현대 삼성 대우등 중공업체들이 외국사와 손을 잡거나
경쟁사와 컨소시엄을 짜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한국중공업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발전설비.철도차량 전문업체인 프랑스의
알스톰이 일부 사업부문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르주 피지니 알스톰 사장은 최근 방한하기도 했다.

한국중공업 일부사업 부문에 대한 인수의사를 공개 표명하면서 이미 재무
상태 등 모든 분석작업을 끝냈다고 밝혔었다.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컨버스천엔지니어링(CE) 등 상당수의 외국 발전설비
업체들도 한국중공업 인수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중공업 등 중공업 3개사도 한중 인수에 욕심을
내고 있다.

돈이 모자라면 컨소시엄으로 응찰하겠다는 속셈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포항제철에 있어서도 최소한의 지분투자를 통해 다리를
걸쳐 놓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미 신일본제철이 포항제철과 지분상호보유를 통한 전략적 제휴를 선언
했다.

경영권 향배가 최대관심거리다.

공기업 민영화방법의 최대이슈였던 담배인삼공사는 단계적 민영화대상으로
분류됐다.

이에따라 미국의 필립모리스, BAT, BT 등과 일본의 JT 등 외국인
담배사업자들이 "경영권이나 사업권이 아닌 지분투자에는 큰 관심이 없다"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JT와 컨소시엄을 추진해온 롯데그룹도 향후 추진일정에만 관심을 보였다.

< 정구학 기자 cgh@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