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주택 신한 한미 하나은행 등 5개 인수은행은 29일 밤샘작업을 통해
퇴출은행의 전산을 복구하는데 성공했지만 퇴출은행 직원들의 협조가 없으면
정상가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인수은행 관계자들은 퇴출은행 직원들이 조기에 업무복귀하지 않는 한
인수작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동화 동남 대동 등 3개 은행에 대해선 인수은행들이 퇴직 전산요원과 컴퓨터
전문기술진을 동원해 전산암호와 패스워드 등은 해독했다.

그러나 경기 충청은행은 아직 암호와 사용자번호를 해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전산망이 복구된 곳에서도 지난 27일이후 각 지점의 입출금상황과
어음결제 현황이 본점 주전산기에 입력되지 않아 정상영업을 재개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요일 오후 이후의 모든 거래를 입력시켜 입출금 현황을 맞춰야 본격가동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서다.

<>.국민은행은 30일 하루동안 대동은행 전산시스템을 파악하는 데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

치밀한 준비탓인지 5개 인수은행중 가장 빨리 정리은행을 접수했지만
대동은행 직원들의 협조가 없어 전산시스템을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

국민은행은 시스템 부분가동이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이 정지됐을 때 완벽
하게 대이터를 복구할 수 있는 대책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소간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

대동은행 본사에 파견된 국민은행 관계자는 "하루라도 빨리 업무를
재개하는 게 급선무"라며 "현재는 1일중에 업무를 재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또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허락을 받아 대동은행 거점점포의
금고를 조만간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편 국민은행은 30일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는 대동은행 거래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특별지원키로 결정.

또 일반 고객을 위해 지난27일 기준 잔액이 통장에 기재돼 있는 자유
입출금식 예금에 대해서는 개인 3백만원, 법인 1천만원 한도내에서
지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30일부터 건물접수에 착수해 은행진입이 5개 인수은행중
가장 늦었으나 이날 저녁무렵 전산복구를 완료하는 저력을 과시.

동화은행 계약직 전산요원의 협조가 전산시스템 파악에 큰 힘이 됐다는
후문.

저녁무렵 동화은행 전산직원 1명이 복귀의사를 밝히자 이제 전산시스템
정상화는 시간문제라는 반응을 보였다.

신한은행은 이에따라 1일 오후2시부터는 통장식 예금에 대한 입출금업무를
재개키로 결정.

보통예금 등의 계좌를 보유한 고객부터 우선적으로 출금을 시작한 뒤 점차적
으로 예금거래 대상을 늘린다는 구상.

이를 위해 전국의 동화은행 영업점에 직원들을 긴급 파견해 창구업무요령을
교육하는 등 업무재개에 대비했다.

신한은행은 노조 반발이나 이북5도민 항의시위가 벌어지지 않아 동화은행
접수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며 안도하는 분위기.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간판교체를 하지 못했으나 오후들어 임시로 신한은행
로고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제작, 동화은행 각 지점에 내걸었다.

<>.주택은행은 동남은행의 전산시스템 암호를 해독해 일단 통제할 수 있는
상태까지 복구했다.

업무프로그램및 데이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온라인 가동이 가능
하다며 주춤하는 모습.

모든 전산인력을 동원해 데이터의 검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재가동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동남은행 전 영업점에 들어간 주택은행 직원들은 셧터를 내린 상태로
소액예금 인출도 하지 않고 있다.

고객들에 대한 상담은 진행중이나 뚜렷한 업무방향이 마련되지 않아
"기다리라"고만 되풀이하는데 그치고 있다.

주택은행 김영강 상무 등 경영진은 동남은행 노조 관계자와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노조측이 완전고용승계 명예퇴직금 지급 등의 요구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협상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첫날 부산으로 내려왔던 다른 경영진들도 서울로 복귀해 동남은행측
관계자와 접촉을 시도.

<>.한미은행은 경기은행의 전산시스템 복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나
별다른 진척은 없는 상태.

전산기종이 같은 전북은행의 전산요원의 지원을 받아 조속한 정상화를
꾀하고 있으나 문제해결이 쉽지 않다는 반응.

다만 직원 부인들이 남편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섬에 따라 조만간 전산직원들
의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

또 서울지점 금고열쇠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으나 열쇠를 갖고있는
행원이 30일 저녁 복귀의사를 밝힘에 따라 1일부터 대부분의 경기은행 지점
에서 수기식 예금지급은 가능할 것으로 기대.

영업점을 중심으로 각 지점들은 업무장악을 위한 흐름도를 작성하고 역할을
분배하는 등 영업재개 준비는 마무리된 상태.

그러나 다른 은행과 달리 경기은행 지점의 간판을 교체하지는 못했다.

<>.하나은행은 충청은행 접수과정에서 발견된 대규모 문서파기분이
기밀서류들인지 확실치않다고 이날 다소 물러서는 입장.

한 관계자는 내부문건일 가능성이 높다며 추후 조사를 더 해봐야한다고
설명.

하나은행은 전산망 가동에 있어 전날과 비해 전혀 진척된 사항이 없다고
설명.

관계자는 암호체계를 찾더라도 소프트웨어가 달라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인수작업이 장기화될 모른다고 우려했다.

< 김수언 기자 sookim@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