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대상 5개은행 행장과 임원진들이 대거 퇴진할 운명에 처한 가운데
김대중대통령의 처조카인 동화은행 이형택 이사대우(57)가 일자리를 잃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이사대우는 김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날인 지난 2월 26일 영업본부장에서
승진했다.

이번 동화은행 "퇴출"과 함께 4개월여만에 일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그는 지난 주말부터 연일 은행으로 출근했다.

29일에도 다른 직원들과 함께 출근해 자리를 지켰다.

그는 김 대통령과 멀지 않은 사이지만 이번 사태를 전혀 예감하지 못한
듯했다.

그는 "직원들이 사전에 준비가 안된 탓인지 충격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아직 젊으니 할 일을 찾아봐야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 이사대우는 지난해 10월 신한국당측으로부터 김대중 당시 평민당총재의
비자금 수백억원을 관리해온 사람으로 지목받아 곤욕을 치르기도 했었다.

이 이사대우외도 수많은 은행 임원이 일자리를 잃을 전망이다.

일부는 다른 직장을 찾겠지만 요즘처럼 직장구하기가 어려울때는 재취업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듯하다.

한 임원은 "좀 일찍 퇴직했다고 생각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 애쓴다"고
말했다.

동화 이재진, 동남 허한도, 충청 최동열, 경기은행 서이석행장 등은 비운의
은행장이다.

특히 지난 2월 행장추천위원회가 두번이나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끝에
취임한 최 행장의 경우 불과 4개월여만에 자리를 내놓게 돼 가장 불운한
행장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대동은행 허홍 전 행장은 지난 4월 책임을 지는 자세로 자리를 내놓아
오히려 홀가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허 전행장은 그러나 기회 있을때마다 "자리를 버리는게 책임을 다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자신을 질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