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은행을 가려내기 위한 경영평가작업이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경영평가위원회는 엄격한 보안과 비밀속에 평가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로 증자계획의 실현성과 그이후 자산건전성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

마무리예정일은 27일께.

4-5개 은행이 정리대상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경평위는 지난 20일부터 인천 한국은행 연수원과 일산 국민은행연수원,
호텔 등을 전전하며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상태에서 퇴출은행을 고르고 있다.

퇴출대상은행들의 로비나 외부의 영향력행사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인 활동은 베일에 가려 있다.

23일 국제결제은행(BIS)기준 미달 12개 은행장을 일산 국민은행 연수원으로
불러 최후소명을 듣는 과정에서 그 일단이 드러났다.

모 은행장은 "금감위에서 갑자기 경영정상화계획에 추가할 부분을 챙겨
신한은행 본점 로비로 나오라는 연락을 받고 갔더니 봉인된 봉투를 주면서
약도가 들었으니 현장으로 찾아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약도를 보고 일산 국민은행 연수원으로 찾아갔더니 어느 방으로
안내됐고 이름대신 변호사와 회계사 대학교수라고만 밝힌 3명의 경평위원이
경영정상화계획 이행가능성과 추가적인 증자계획을 묻는 등 1시간30분 동안
질문과 답변이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경평위는 증자및 외자유치계획의 실현성과 자산건전성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

언제쯤 누구로부터 증자를 해낼수 있을지를 면밀히 따지고 있다.

23일 12개 은행장으로부터 소명도 이 부분에 집중됐다.

충청은행은 경영정상화계획에 포함됐던 1천5백억원 증자계획을 2천억원으로
늘려 9월까지 마무리짓겠다고 약속했다.

동남은행은 새마을금고 5백억원, 부산 상공인과 시민 1천억원 등의 증자
계획과 함께 전자금융 분야의 강점을 설명했다.

또 경남은행이나 부산은행과 합병이 추진될 것이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평화은행은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지난 23일 1백50억원 증자를 마쳤다는
점과 정부 출자 등으로 모두 1조원의 증자계획을 설명하고 유일한 근로자
은행임을 강조했다.

경기 충북 대동 동화 강원은행도 증자계획의 타당성과 지역 또는 특정 분야
전문은행으로의 변신계획을 강조했다.

일부 은행의 경우 다른 은행과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 조흥 상업 한일 등 대형 시중은행들은 외자유치 실적이나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현재 추진중인 인력감축 점포축소 부동산자회사 매각계획
등을 상세하게 제시했다.

< 고광철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