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코메르츠 은행의 자본참여로 외환은행의 경영은 앞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수준으로 격상될 전망이다.

건전성 수익성 생산성 측면에서 세계적인 기준에 어울리는 은행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외환은행과 거래하는 기업들은 한층 "빡빡해진" 재무지도를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합작을 통해 외환은행이 당장 가시적으로 얻게되는 성과는 자본금이 대폭
확충돼 건전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외환은행은 코메르츠의 자본참여(3천5백억원)에 따라 올연말께 BIS
(국제결제은행)비율이 11%로 뛰어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합작은행인 한미은행과 함께 시중은행 최고수준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뭐니해도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날 대목은 여신관행 부문일 것 같다.

코메르츠는 이미 상임이사 2명과 비상임이사 2명을 외환은행에 파견하기로
했다.

이들의 임무는 리스크관리와 여신업무 총괄.외환은행은 앞으로 신설할
CFO(재무총책임자)에 이들 영입이사를 앉힐 계획을 갖고 있다.

은행측은 필요하다면 전무나 부행장직도 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코메르츠 파견이사들은 대출과정에서 기업의 사업성을 엄격히 검토할
것이며 적절하지 않은 여신에 대해선 거부권도 행사할 것이다.

"관치"가 끼여들 틈도 없을 것이다.

적당주의 온정주의로 은행거래를 해왔던 기업들은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대출금회수 조치를 당할 지 모른다.

실제 코메르츠는 5대 대기업그룹에 대한 편중여신을 문제삼아 지난 4월말
완료키로 돼있던 합작일정을 지연시켰을 정도다.

다른 한편으로 외환은행의 국제업무는 날개돋친 듯 성장할 전망이다.

코메르츠의 대외신인도를 바탕으로 국제금융시장에 나갈 수 있는데다
광범한 영업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어서다.

코메르츠는 국제신용평가기관인 S&P로부터 AA-의 등급을 얻고 있다.

일본계 은행중 이같은 등급을 갖고 있는 은행이 없다는 것만 봐도 신용도가
어느정도인지 알 수 있다.

외환은행 입장에선 현재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리는게 가능해
진다.

또 외환은행은 코메르츠의 유럽네트워크에 직원을 직접 파견하는 방식으로
코리언비즈니스(한국계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를 시작할 채비를 하고
있다.

업무중개를 받는 것은 물론이다.

명실공히 "외환은행=국제금융 전문은행"이란 이미지가 굳혀지는 것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