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약세는 한국경제에 수출과 외환 두갈래로 파장을 미친다.

우선 수출시장에선 엔달러환율이 1백40엔대를 유지할 경우 일본과의 경쟁에
밀려 수출증가율이 5%대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무역흑자는 정부목표에 50억달러나 못미치는 2백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외환시장에 대한 여파도 불가피하다.

산업연구원 온기운 동향분석실장은 "엔저가 계속될 경우 일본금융기관들의
대한대출상환압력이 커지고 일본기업의 한국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시장에선 일본과 경쟁관계이면서 일본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엔화
파동이 금융과 수출시장 양면에서 한국시장을 압박하는 것이다.

산업자원부는 엔화약세는 중국 위안(원)화 평가절하압력으로 작용할수
있다는 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엔화와 위안화가 동반하락할 경우 한국수출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고 결국 동아시아 전체의 수출및 외환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 분석결과,엔달러환율이 연간 1% 오를 경우 우리 수출은 0.62%
줄어들고 조선 자동차 가전 등의 순으로 수출감소율이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으로부터 수입이 줄어들고 엔화표시 외채상환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수출감소로 인한 손실에는 미치지 못해 엔화약세는 무역수지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엔달러환율이 1백40엔대를 지속할 경우 금년 우리수출
증가율은 당초목표(8.3%)에 크게 못미치는 5%선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
했다.

이 경우 무역수지(통관기준)도 목표(2백50억달러)보다 50억달러 정도
감소한 2백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대우 관계자는 "동남아의 금융위기로 주력수출시장인 동남아 시장이 최악의
침체를 맞고 있고 국내 수출입결제 시스템이 정상가동되지 않는 터에 엔저가
장기화되면 파국적"이라고 걱정했다.

무역협회 신원식상무는 "엔화약세는 외생변수이기 때문에 우리 자체적으로
별다른 대응책을 세울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우리 스스로 충격을
흡수하는 수밖에 없지만 단기적으로는 생산코스트를 짜임새 있게 개선해
나가고 장기적으로는 가격요소 이외에 기술 및 품질 경쟁력을 강화, 환율
변동에 구애받지 않는 수출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전망 = 한국은행은 "미국이 일본경제 붕괴를 막기위해 1백50엔까지
수용하겠다는 입장인데다 엔화약세가 일본의 금융불안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조만간 달러당 1백40엔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엔저현상이 앞으로 1년간 계속될 경우 수출감소 등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0.2~0.3%정도 둔화될 것으로 추정했다.

< 이동우 기자 lee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