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원을 들여 2천1백억원의 효과를 거둔다"

비즈니스치고는 엄청난 비즈니스다.

박세리 선수를 후원하고 있는 삼성은 박선수의 "98 LPGA 챔피언십" 우승
으로 바로 이런 효과를 거두었다.

박 선수의 우승은 스포츠마케팅의 위력을 입증해준 개가다.

박 선수는 이번 대회기간 내내 "SAMSUNG"마크가 들어있는 골프웨어를
입었다.

박 선수는 모자의 앞뒤, 상의 앞뒤와 양어깨, 하의에 이르기까지 모두
7개의 "SAMSUNG" 마크를 몸에 달았다.

또 모자 옆과 신발에는 "ASTRA"라는 골프웨어 상표를 붙이고 경기를 치렀다.

"SAMSUNG"과 "ASTRA"는 이번 대회를 중계한 미국 CBS방송의 전파를 타고
전세계 시청자들의 안방을 파고 들었다.

CBS는 이번 대회 4라운드를 16시간동안 생중계했다.

삼성의 추정에 따르면 박세리의 경기모습이 비쳐진 시간은 전체 중계방송
시간의 6%인 1시간 정도.

CBS의 광고단가(30초당 40만달러)를 감안하면 대회기간중 4천8백만달러의
광고 효과를 거두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CBS뿐만이 아니다.

CNN ABC NBC 등 미국방송 채널과 인터넷 통신 신문 등도 박세리의 경기
모습과 우승장면을 앞다퉈 보도했다.

그에따른 광고까지 합치면 전체 광고효과는 어림잡아 1억5천만달러에
달한다는게 삼성의 자체 분석이다.

삼성이 지금까지 박 선수에게 들인 돈은 연봉과 그의 미국인 스승인
리드베터 교습비 훈련비 포상금 주택 등 지원비 등을 모두 합쳐 대략
30억원 정도.

삼성으로서는 30억원을 투자해 무려 1억5천만달러(2천1백억원) 효과를
올리는 엄청난 "장사"를 한 것이다.

이게 바로 스포츠마케팅의 위력이자 매력이다.

박세리 우승의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삼성은 세계적인 스타를 후원한다는 좋은 인상을 남김으로써 소비자들의
인지도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인터내셔날사의 조사결과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77%
정도에 그쳤던 삼성의 기업 인지도 지수가 박 선수의 우승에 힘입어 83%선
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박세리의 우승으로 골프웨어 "아스트라"의 수출을 확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은 또 골프의류및 용품시장에 "박세리" 열풍이 불 것으로 보고 박
선수와 협의, "박세리"라는 상표의 골프웨어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잭 니클로스가 지난 80년대 미국 PGA대회 우승후
"잭 니클로스" 골프웨어가 히트를 쳤다면서 "박세리" 웨어도 여성 골프인들
로부터 호응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세리의 경제적 효과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삼성관계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박세리선수가 삼성물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5년.

당시 이건희 삼성 회장이 골프에 남다른 애착을 가져 박선수를 후원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폰서 기간은 96년 12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10년.

당초 예상은 2000년이 지나야 세계 정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었다.

삼성으로서는 기대이상의 효과를, 그것도 예상보다 훨씬 앞서 거둔 셈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박기우 연구위원은 지난해 나이키사가 타이거 우즈라는
골프천재의 우승에 힘입어 일약 세계 1,2위 메이커로 성장했다면서 국내
업계에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