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와 산업자원부간의 밥그릇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관할을 둘러싸고 격돌했던 양 부처가
이번엔 해외공관의 상무관자리를 놓고 리턴매치를 벌이고있다.

문제의 발단은 정부가 공관에 나가있는 각부처 공무원을 줄이기로 한데서
시작됐다.

해외공관에는 외통부가 아닌 다른 부처에서 2백38명이나 나가 있다.

현재 재무관 20명, 상무관 34명, 공보관 47명, 건설교통관 11명 등 부처
마다 경쟁적으로 자리를 확보해 놓고 있다.

이중 50명이 돌아와야 한다.

외통부는 이번 기회에 그동안 산자부 몫이던 상무관 자리를 외통부출신으로
채워야겠다고 작심하고 있다.

지난번 정부조직개편때 통상교섭기능을 가져온데다 공관을 수출진흥과
외국인투자유치 거점으로 활용키로 한 이상 상무관기능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대해 산자부는 상무관제도는 통상협상 등에서 전문성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외통부 주장은 부처이기주의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양 부처가 통상외교에 서로 적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속셈은 다른데
있다.

외통부는 이번 기회에 잘해놓으면 앞으로 자리를 늘릴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 같다.

반면 산자부는 상무관자리까지 내줄 경우 부처존립이 위협받는다며 결사
항전(?) 태세다.

얼핏보면 공무원들이 일욕심에서 다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제몫챙기기
일뿐이다.

이동우 < 경제부 기자 lee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