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원 쌍용회장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발표한 다음날인 13일 쌍용양회
부장 40여명과 간담회를 가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은 마침 양회창립 36주년(62년5월14일)하루 전날이어서 묘한
여운을 남겼다.

공식행사가 아닌 간담회에서 김 회장이 부장들 하고만 간담회를 가진 것은
지난 80년대 초 이후 처음이다.

아침 10시에 열린 간담회에는 본사 부장들과 지방주요사업장의 지사장
등 쌍용양회의 허리를 이루고 있는 실무간부들이 모두 배석했다.

김 회장은 손수 적어온 메모를 보며 지난 77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의
일들을 회고하면서 간부사원들의 노고를 위로한 후 "새로운 각오로 일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사실을 모두 인식하자"면서
부장들이 흩어진 사내분위기를 잡아줄 것을 누누이 당부했다.

굳이 쌍용양회의 부장들을 택해 간담회를 가진 것은 양회야말로 쌍용의
모기업인데다 부장들은 좀더 오랫동안 회사에 남아 일할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시간동안 이어진 간담회는 시종 무거운 분위기가 압도했다.

지난2월 경영에 복귀한 후 3~4개의 계열사만 남기겠다고 발표해야 했던
김 회장이다.

그는 이 자리를 진정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고 싶었던 것같다고
한 부장은 전했다.

< 채자영 기자 jycha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