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정부의 기술개발 자금을 얻기 위한 경쟁에
대기업들이 적극 뛰어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들어서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자체 연구비를
삭감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4일 산업기술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256 메가D램용
포토레지스트 개발등 8개 연구과제를 수행하겠다며 공업기반기술개발
자금을 신청했다.

지난해 한건도 신청하지 않은 것과는 대조된다.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도 비슷하다.

삼성항공 정밀화학 종합화학 엔지니어링 에버랜드등 5개사는 모두 작년에
이 자금을 요청하지 않았으나 올해엔 각각 1~5건의 연구과제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LG그룹도 비슷하다.

올해 공업기반기술개발 자금을 받아 소형 암모니아흡수식 냉동기 개발등
5건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겠다고 밝힌 LG전자 역시 지난해에는 1건도
신청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LG산전은 올해 7건, LG반도체는 5건, LG정밀 LG전선 LG화학이
각 1건씩 신청했다.

모두 작년에는 1건도 신청하지 않았던 기업들이다.

이에따라 대기업들이 공기반 자금을 받아 단독으로 수행하겠다는
연구과제는 1백69건으로 작년 신청건수(84건)의 2배에 달했다.

물론 정부 연구개발자금 신청붐은 대기업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올해 공기반 자금을 신청한 연구과제는 1천5백83건으로 작년(6백91건)의
2배를 훨씬 넘는다.

<오광진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