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의 "기발한" 마케팅전략이 또다시 국내외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오는 6월부터 8월까지 미국 대학생 5천명을 국내로 초청,
군산종합자동차공장등 자사 생산시설과 미국시장 공략에 나설 신차를
소개키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8월로 예정된 미국시장내 자동차 판매개시 시점을 앞두고 "미래의 오피니언
리더"를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타깃 마케팅"의 제1탄이다.

대우자동차가 초청한 미국 대학생들은 대부분 명문대생으로 팀당 3백~
5백명씩 10여개 팀으로 나뉘어 내한한다.

이들은 일주일간 국내에 머물며 대우의 자동차 생산시설 견학과 시승
기회를 갖는 것은 물론 대우중공업 옥포조선소등 다른 계열사의 사업장도
둘러보게 된다.

김우중회장 등 대우 최고경영자들과의 대화시간도 마련돼 있다.

대우는 특히 이들을 경주에 묵도록 하면서 한국과 대우의 이미지를 함께
높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대우가 미국 대학생들을 대거 초청하게 된 것은 미국시장내의 주요 고객층
을 대학생들로 설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김우중회장은 "미국진출 초기단계에는 대학생과 같은 특정계층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며 "대학가에 직영영업소를 집중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타깃 마케팅을 펼치는 표면적인 이유는 미래 미국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대우의 이미지를 심겠다는 것.

여기에는 그러나 전국판매망을 갖추려면 자금과 시간이 막대하게 투입
되는데다 전계층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칠 경우 마케팅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는 점도 감안됐다.

대우차가 현지에서 팔리는 경쟁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가여서 대학생들의
입맛에 맞는다는 점도 타깃 마케팅의 한 배경이다.

대우관계자는 "미국 대학생 5천명을 불러들여도 전세기를 사용하고 대우
계열 호텔에 묵도록 하는 등 비용을 절감하면 큰 돈이 들어가는건 아니다"고
말했다.

오히려 적은 비용으로 이들과 주변 친구들을 고객으로 만들고 미국내
화젯거리를 제공해 더 큰 효과를 거둘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대우자동차의 마케팅전략은 타깃층 설정에서만 색다른게 아니다.

판매전술과 광고전략도 특이하다.

이 회사는 미국시장을 동부 서부 남부 중부 등 4개 지역으로 분할, 각각
별도의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또 이들 법인이 제각기 광고대행사를 다르게 선정해 지역별 마케팅전략을
펴도록 했다.

미국시장을 분할해 지역별로 차별화된 마케팅전략을 펴기는 전세계 자동차
업체를 통틀어 대우가 처음이다.

대우는 이같은 전략으로 오는 8월부터 연말까지 미국에서 3만~5만대의
자동차를 팔고 내년에는 판매량을 10만대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대우는 미국시장 공략에 앞서 지난 95년 영국시장에 진출할 때도 테스트
드라이버제를 도입하고 슈퍼마켓에서 자동차를 판매해 세계 자동차업계의
눈길을 끌었었다.

< 김정호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