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동아건설의 인천매립지 용도변경이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동아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PW)사와 손잡고 국내최대규모의 40억달러 외자
유치를 선언하고 나섰다.

물론 용도변경을 전제로 했지만 3백70여만평에 이르는 간척지의 새
프로젝트는 야심만만한 사업임에는 틀림없다.

동아는 이곳을 관광.물류.산업단지로 만드는 등 다각적으로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는데 해외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동아고위관계자는 "매립지를 다녀간 40여명의 외국인이 이미 상당한 규모의
투자의향을 내비치고 있다"며 투자유치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같은 시각 농림부 김동태차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동아건설의
무리한 요구와 행태는 국민을 기만하고 국가기강을 흔드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김 차관은 특히 지난 17일 최원석 동아건설 회장이 과천청사로 김성훈
농림부장관을 방문해 나눈 대화내용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김 차관은 당시 최회장이 "용도변경이 불가능하다면 용도변경을 계속
추진할 수는 없다"고 사실상 포기의 뜻을 밝혔으나 일방적으로 투자유치용역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국민과 정부를 기만했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정치권의 기류는 절대불가입장에서 다소 변화를 보이고 있다.

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은 "특정기업에 특혜를 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면 재고해야될 일이지만 특혜없이 공정하게 사업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검토해볼 문제"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외국자본
을 유치할수 있다면 용도변경등 행정적지원을 할수 있다는 발언과 관련돼
주목을 끌고 있다.

사실 이 사업은 30여만명의 실업자를 구제하고 IMF이후 최대현안으로
떠오른 외자를 원활하게 유치할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여론의 힘을 얻고 있다.

동아는 이번 투자유치에 그룹의 사활을 걸고 있다.

가뜩이나 건설경기가 위축돼 있는 마당에 이번 투자유치조인은 승부수나
다름없다.

동아는 이 지역이 농경지로서는 절대 불가능한 만큼 국가개발차원에서라도
어떤 형태로든지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 김정아.백광엽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