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올 경상수지 5백억달러 흑자 달성을 위해 한국은행 보유외화를
수출금융 지원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 차기회장인 김우중 대우회장은 지난 18일 낮 서울 힐튼호텔에서
최홍건 산업자원부 차관 등 산자부 관계자들을 초청, 오찬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경상수지 흑자를 대폭 내는 길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외환보유고에서 수출금융 지원용으로 50억달러를 확보해
무역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또 "무역어음 재할인 한도를 확대할 경우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가용외환보유고가 3백억달러에 달해 외환
유동성 위기는 한 고비를 넘겼다"며 "달러를 한은에 쌓아둘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계는 외환보유고가 4백억~5백억달러에 육박하면 그 가운데 1백억
달러 이상을 수출금융지원에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전경련 이용환 이사도 간담회에서 "보유외화를 수출환어음 매입과 신용장
(LC)개설 수입원자재구입 등에 지원해 수출을 늘리면 가용외환보유고는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 산자부차관은 "경상흑자 확대를 위한 기업의 수출증대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이미 외환보유고에서 기업체에 지원된 달러 대출금
만기를 연장해 달라고 한은에 요구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또 외환보유고에서 우선 3억달러를 각 은행에 배정해 자동차업계의
인수도지급(DA) 수출환어음 매입에 활용토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통상마찰의 소지가 있어 경상수지 5백억달러 흑자를 정부의
목표로 삼을 수는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재계는 경상수지 5백억달러 흑자 달성을 위해 민간인
2명, 관련부처 장관급 3명으로 가칭 "민.관합동무역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정부에 제의했다.

또 전경련과 기협중앙회가 공동으로 수출확대를 위한 대.중소기업협력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김 회장이 주선한 이날 간담회에는 이밖에 박세용 현대종합상사사장 박철원
삼성물산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 권영설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