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포이밸리" 외곽의 대모산 기슭에 자리잡은 테크밸리(대표 김성헌).

50여평의 사무실겸 공장에는 10여명의 젊은 엔지니어들이 빛의 특성과
파장을 이용한 제품개발에 열중이다.

이회사는 설립배경부터 독특하다.

김사장은 금오공고 졸업후 해군에서 5년간 복무하면서 전자제어기기등을
취급했다.

제대후에는 연구소 실험실등에 방치된 대형 수입기계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하는 기술컨설팅업무를 하면서 노하우를 쌓았다.

이과정에서 측정 분석장비의 국산화가 절실하다고 느껴 지난해 5월
테크밸리를 설립, 금오공고 출신을 주축으로 연구진을 갖췄다.

그러나 이회사도 여느 신생 벤처기업과 같이 기술력은 있으나 시장분석력과
영업력은 취약했다.

지난해 세계 최초의 휴대형 X선 영상투시장비(X스코프)를 개발하고서도
판매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X스코프는 전동공구 핸드폰등을 뜯어보지 않고도 내부를 훤히 볼수있는
산업용 장비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정작 시장에 내놓으니 제조업체보다는 의료기관에서 관심을
가졌다.

시장조사가 미흡했던 것이다.

이런 신출내기 모험기업에 지난해 12월 후원자가 나타났다.

벤처캐피털회사인 대우창업투자가 이회사의 기술력을 보고 투자와 함께
다각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투자분석을 맡았던 대우창투의 황윤모이사는 이회사의 성장가능성을
믿고 지난 1월 아예 회사를 옮겨버렸다.

대우전자에서 영업력을 발휘하기도 했던 그는 현재 테크밸리의 전무로서
영업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사장을 비롯한 기술진들은 연구개발에만 전념할수 있게 된 셈이다.

이회사는 X스코프 외에도 광섬유필름 디지털영상처리기 수처리장비
자외선.

가시광선분광광도계 순수.극초순수제조장치 반도체용 고압수은램프등을
개발했다.

수입품을 대체하면서 외화절약에도 기여하는 품목들이다.

주력품은 역시 X스코프.현재는 초기제품 보다 성능이 개량돼 각종
보안검사 병원응급실 반도체검사등 다목적용으로 5월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신기술(NT)마크를 신청중인 이제품은 신체내부의 움직임을 들여다보고
뼈의 이상유무를 즉석에서 확인할수 있게 고안됐다.

회사측은 이 제품의 올해 매출목표를 30억원으로 잡고있다.

현재 미국의 5개사와 수출상담을 벌이고 있으며 대만 중국 독일등지의
반응도 괜찮은 편이다.

이회사는 올해부터 국립기술품질원과 중기 혁신과제 및 공업기반기술과제를
공동 수행하고 있다.

측정 분석장비 부문에서 지금까지 13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50여건의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기 위해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이회사의 황전무는 "실전에서 쌓은 연구개발력에다 영업력을 보강함으로써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며 태크밸리가 규모는 작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갖은 벤처기업임을 강조했다.

< 문병환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