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계가 한국 시장의 관세율을 미국수준으로 인하하고 승용차에
대해서도 저당권 설정을 요구하는등 종전 입장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 자동차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해있는 미국 자동차 빅
3업체(GM 포드 크라이슬러)의 한국법인 대표들은 이날 오전 통상교섭본부 관
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종전과 같은 수준의 한국 시장개방 압력을
되풀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한.미 자동차협상을 앞두고 업계 의
견 수렴을 위해 이들과 만났으나 미국 업계의 요구사항은 종전의 입장에서
하나도 달라진게 없다"고 말했다.

이들 3사 대표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8%에서 미국수준인 2.5%로
내려줄 것과 고율의 누진세가 적용되는 자동차세제를 개편할 것, 그리고 미
니밴을 승용차로 분류하는데 따른 세금인상 유보 등 자동차 세제개편 부분
을 집중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승용차에 대한 자가인증제도 도입 <>차별적인 지하철 공채 매
입비율시정 <>시장점유율 집계기준을 통관기준에서 등록기준으로 전환할 것
<>완성검사폐지 등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한국정부가 외국자동차 소유자도 세무조사등 차별적인 조치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주지시키는등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줄 것도 요청했다고 참
석자는 전했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빅3 국내법인 대표뿐 아니라 자동차 수입업체, 국
내 자동차메이커 등으로부터도 의견을 수렴중"이라며 "현재로서는 미국측 입
장이 요지부동이어서 협상에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내달 중순쯤 서울에서 자동차 협상을 열기로 잠정 합의
했으며 구체적인 협상 날짜는 다음주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우.김선태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