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에는 감원이 없다.

IMF위기로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는 국내 현실속에서도 "인위적 감원은
없다"고 선언했다.

"사람은 창조적으로 일하기를 원하며 적절한 환경이 제공되면 누구나
잘 할수 있다"라는 본사의 "HP Way"경영방침에 따른 것.

인본주의에 바탕을 둔 이 경영방침은 영국 멕시코 등의 IMF위기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는 한국에서도 예외일수 없다는게 최준근 사장의 확신이다.

이 회사는 감원 대신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본사로부터 1억달러를
차입하는등 긴급대책을 마련했다.

이 자금은 직원들에 대한 교육비,고객서비스 등에 투입된다.

최사장은 "매출은 줄어도 시장점유율은 줄일수 없다"며 "지금 살아남을
것도 중요하지만 IMF가 끝난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국HP의 영업전략에는 "한국사회에서 아웃사이더로 남지 말고 인사이드가
되자"는 최사장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다.

그는 "국내에서 파는 만큼 생산도 하고 수출도 해 경제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종업원에게 강조한다.

토착화를 추구하고 있는 한국HP는 IMF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수출증대를 통한 "달러끌어들이기"에 발벗고 나섰다.

이 회사는 국내 공장인 KIO(서울 가산동 소재)생산 설비를 크게 확충할
계획이다.

지난해 전세계 HP공장에 전원공급기 1만5천여대를 공급했던 이 공장은
올해 무선통신 기지국에 사용되는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신호수신장치등
수출품목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한국HP는 작년에도 D램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등을 국내업체로 부터
조달, 세계 각국의 HP공장에 제공하는 형식으로 약 11억달러를 수출했다.

한국HP가 구현하려는 정보기술(IT)은 "일렉트로닉 월드(Elctronic
World)"다.

정부 기업 소비자 등 경제주체가 인터넷 사이버공간을 통해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세상을 구현해보자는 구상이다.

이를위해 인터넷 가상공간에서의 업무처리 교육 쇼핑 등 시스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가 단순한 하드웨어(HW)공급에서 탈피,HW와 소프트웨어(SW)컨설팅
등을 통합한 솔루션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통합(SI)사업에 치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사장은 "다양한 HP의 HW 및 SW솔루션을 활용한다면 일렉트로닉 월드
실현은 문제가 없다"며 "국내 현실에 가장 필요한 IT솔루션 제공이 한국HP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동서양의 문화와 철학의 조화를 바탕으로 한 한국HP의 "HP Way"경영이념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 주목된다.

<한우덕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