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서 효자로''

만년 적자품목이었던 중급 액정표시장치인 STN-LCD(평판 액정표시장치)가
국내및 세계적 이동통신단말기 수요폭발에 힘입어 수익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관 오리온전기등 STN-LCD 제조업체들은
휴대폰등 이동통신단말기용 소형 STN-LCD수요의 급증으로 전례없는 호황을
맞고있다.

삼성전관은 이부문에서 지난해 매출액인 1천6백70억원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3천억원을 올릴 계획이다.

오리온전기도 2백50억원에 머물렀던 매출액을 6백14억원대로 늘려 잡았다.

특히 삼성전관은 매출액의 10%가 넘는 3백억~4백억원의 순이익이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관은 87년 이 사업을 시작한 이후 10년동안 적자행진을 해오다
지난해 10월 이 부문에서 비로소 흑자로 돌아섰다.

STN-LCD는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해온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와 달리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는 구조적으로 시야각이 떨어지고 잔상등이 남는등 품질에서 비교가
되지못했기 때문.

가격도 절반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액정표시장치에서 음지와 양지가 바뀌는 조심스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TFT는 세계적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반면 STN은 휴대폰등 통신제품뿐아니라 GPS(위치확인시스템)단말기
어군탐지기 빠찡꼬 카네비게이션등으로 용도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STN소재 생산품목이 1천개에 이를 정도로 소량 다품종
생산이 돼 경기에 흔들리지 않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상당기간 기술축적이 돼야만 품질을 확보할 수있어 중국등 후발국이
쉽사리 사업참여를 할수도 없는 분야라고 말했다.

< 윤진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