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연간 경상수지흑자 5백억달러를 달성하는
획기적인 방안마련에 착수했다.

재계는 이 방안이 나오는대로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며 수출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철폐를 촉구할 방침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김우중 차기전경련회장(대우그룹회장)은 지난 13일
한국경제연구원에 경상수지흑자 5백억달러 달성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 14일 오전 이규성 재경부장관을 인사차 방문했을 때도 이 문제를 놓고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회장은 이어 15일저녁 현대 삼성 LG 대우등 4대 그룹 민간연구소 대표를
만나 이에대한 공동 연구를 제의했다.

이 자리에는 조석래 효성, 장치혁 고합그룹회장 등 전경련부회장들도
참석했다.

재계관계자는 "정부가 단기외채를 중단기로 전환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일단 유동성위기에서 벗어난 것이 사실이지만 환란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며 "일년에 외채이자상환만 1백억달러가 넘는 현실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경상수지 흑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입을 3백억달러 줄이고 수출을 2백50억달러 늘리면
무역외수지 적자 50억달러를 합해도 흑자를 5백억달러 이상으로 맞출 수
있다"며 "5백억달러 경상수지 흑자달성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회장은 이와관련, 1월 대우그룹 임원회의에서 "불요불급한 시험설비와
생산성향상 장비 수입만 줄여도 3백억~5백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낼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재계는 이 방안이 확정되는 대로 대대적인 "경상수지흑자 5백억달러
달성"을 위한 범국민운동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수지 5백억달러 흑자는 단군 이래 최대의 호황이라는 88년
1백42억달러 흑자를 3배 이상 능가하는 규모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