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자동차 의류 화장품등 외제 수입상들이 재고부담을 견디지못해
수입상품을 그대로 재수출하는 사태가 빚어지고있다.

일본 대만 중국등 외제상품의 판매경기가 나은 지역의 KOTRA무역관에는
국내수입상들의 수출알선의뢰가 몰리고 있다.

제3국뿐만아니라 본사로 수출하는 사례도 나타고있고 반품되는 수입상품도
급증하고 있다.

올들어 벤츠판매가 거의 두절된 한성자동차는 일본벤츠로 국내재고를
일괄수출하는 상담을 벌이고 있다.

한성은 80여대의 재고를 일본으로 되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BMW코리아의 이명현 차장은 "수입재고를 독일본사로 역수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BMW는 뉴3시리즈의 본격시판을 앞두고 유럽에선 기존 3시리즈의 수요가
오히려 늘어나고있어 한국재고를 소화시키기로 했다.

포드 크라이슬러 볼보등도 러시아 일본 중국등지를 상대로 수출상담을
진행중이거나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직접 수출외에도 자동차 전문무역상을 통해 해외시장개척에도 나설
방침이다.

수입업체들은 대부분 IMF체제이전 환율(달러당 9백원대)로 수입된 재고를
지금 환율로 되팔 경우 환차익을 볼수있다.

재수출상품이 수입통관당시 원상태 그대로인 경우 관세까지 되돌려 받을수
있다.

이런 상황이서 수입상들은 해외로 몰려가고있지만 문제는 수출가격이다.

수입자동차 판매상들은 "러시아 중국 등지의 수입상들이 원화환율의
급등을 빌미로 가격을 30%이상 후려치고있지만 국내시장이 워낙 나빠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자동차에서 시작된 수입상품되팔기는 의류 화장품등 고가 소비재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KOTRA 타이베이 무역관의 이종일 관장은 "향후 의류 넥타이등 유럽제
고가소비재 수입상들이 재고부담을 덜기위해 대만 유통업체등과 수출거래를
틀수있도록 알선해달라는의뢰가 급증하고있다"고 전했다.

한독상공회등 주한 외국기관에도 수입외제품을 싼값에 사가겠다는 해외
보따리무역상(스톡 클리너)들의 상담문의가늘고있다.

수입무역상인 김기창 PQ교역사장은 "IMF체제이후 의류등소비재 수입상의
약30%가 도산하면서 수입소비재 재고가 급증하자 전문수출상들이 성업중"
이라고 전했다.

재수출도 안돼 반품되는 수입상품도 급증하고있다.

부산세관집계에 따르면 작년 10월까지 반품 건수는 한건도 없었으나
올들어선 지난 1월 한달에만 2백90건 2천96만달러어치의 수입상품이
되돌아갔다.

품목별로는 담배가 가장 많아 59건 1천만달러에 달했다.

<이동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