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훈 대우그룹 프랑스본사사장이 정보통신부장관으로 입각함에 따라
재계의 관심이 다시 대우그룹에 쏠리고 있다.

재계의 반응은 "역시 대우"라는 한마디로 모아진다.

지난 1월말 김우중 회장이 김대중 대통령을 독대할 때도 "역시 튀는
대우"라고 입을 모았다.

신정부가 비상대책위를 앞세워 구조조정채찍을 들었을 때도 대우그룹은
비교적 느긋한 모습이었다.

<>.다른 그룹들은 대우가 신정부측과 그만큼 긴밀하게 교감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더욱이 김회장은 차기 전경련회장으로 추대돼 재계에서 입지를 한층
굳혔다.

자연히 재계는 김우중회장의 행보에 주목했다.

대우를 그룹 구조조정의 바로미터로 삼는 그룹들도 나왔다.

대우는 실제로 정관계에 두터운 인맥을 둬왔다.

이종찬 정권인수위위원장은 김우중회장과 경기고 동기동창이다.

김원길 국민회의 정책위의장도 김우중회장의 경기고 후배이다.

김회장은 올해 경기고 총동창회장에 추대되기도 했다.

김용환 자민련부총재(비상경제대책위원회 위원장)는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과 동서지간이다.

김회장의 이소장에 대한 신임은 남다르다.

올초 사장단인사에서 승진한 장병주 (주)대우 사장도 김부총재가
재무부장관일때 재무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비대위 실무기획단장이었던 이헌재씨도 재무부를 물러나 한때 (주)대우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대우출신으로 정계에 이미 진출해있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

이재명 한나라당의원은 대우기전사장과 대우그룹 기조실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고려대총학생회장출신으로 반독재투쟁을 벌였던 박정훈 의원(국민회의)는
우연히 (주)대우 상무를 지내다 정계에 투신했다.

<>.정재계에 대우와 직간접적으로 연을 맺은 인사들이 많은 것은
김우중회장의 사교능력이 탁월해서이다.

김회장은 정력적으로 일에 몰두하면서도 상대방에게 쉽게 호감을 주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측근들은 설명했다.

김회장은 특히 인간관계를 무엇보다 중요시한다.

이같은 사교술은 세계경영을 하는데 필요한 해외정재계인사와 폭넓은
관계를 맺는데도 한몫했다.

김회장은 최근들어 재계의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말을 아끼고 있다.

기자들과 만났을 때도 똑 떨어지는 얘기는 좀체하지 않는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유종근 전북지사와 설전을 벌일때의 모습은 이젠
좀체 찾아볼 수없다.

<>.대우그룹은 배사장이 정보통신부 장관에 입각한데 대해 이미 어느정도
예견됐던 일이라며 담담한 모습이다.

재계의 기대대로 실물경제전문가가 입각한 것인 만큼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우는 그러나 배장관과 대우그룹간의 특수관계에 시각이 맞춰지는데
대해서는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우 관계자는 "배사장이 산업자원부를 비롯한 여러 부처장관하마평에
올랐다가 대우가 벌이는 사업과 가장 무관한 정보통신부장관으로 입각한
것은 대우 입장에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배장관이 회장으로 근무했던 대우전자는 언론사로부터 배장관의
성향을 묻는 기자들의 문의가 쇄도하는 등 축제분위기를 연출했다.

대우전자 관계자는 "문민 정부때부터 하마평에 오르는 등 한번은 입각할
것으로 예견했다"면서 "기업인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국가경제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익원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