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실리콘 제조업체인 미국 다우코닝사의 전북 새만금 지구 투자
유치가 무산됐다.

이 회사는 한국과 경합을 벌였던 말레이시아에 투자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종근 전북지사는 1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유럽 상공회의소 초청
강연회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다우코닝사가 실사작업을 벌이는 동안
한국정부가 보여준 늑장행정과 성의부족에 실망, 투자를 포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우코닝은 그간 오는 2020년까지 총 28억달러를 투자, 아시아지역에
생산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아래 한국 말레이시아 중국 등을 상대로 투자
가능성을 타진해 왔었다.

그간 정부와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측은 다우코닝사의 투자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었다.

특히 김영삼대통령과 김당선자는 이번 사업의 유치를 위해 다우코닝 최고
경영자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투자를 당부했고 비상경제대책위는 새만금지구
를 외국인투자자유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토지 무상제공,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 복리후생지원 등을
내세우며 유치활동을 벌인 경쟁국들에 비하면 우리의 노력은 미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어쨌든 외환위기의 극복을 위해 외국인 투자유치에 특별법까지 제정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번 투자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외국인 투자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보다 과감한 조치들을 취해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