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대타협으로 노동환경이 대대적으로 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합의대로 고용조정제(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가 도입되고 공무원
과 교원의 노동기본권이 보장되면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는 많이 달라질게
분명하다.

당장 근로자들에게 닥칠 변화는 정리해고제 도입과 이로 인한 고용불안이다.

근로기준법개정안이 2월중 국회에서 처리되면 정리해고제는 곧바로 시행
된다.

경제난속에서 기업들의 구조조정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마당에 정리해고제
마저 도입되면 대량실업사태가 일어날수 있다는 것이 노동계의 우려다.

정리해고에 관한 노.사.정합의의 핵심은 사업의 양도인수.합병(M&A)의
경우에도 해고를 인정키로 한 점이다.

따라서 관련법이 시행되면 사용자의 고용계약해지를 통한 대량감원이
손쉬워져 대량감원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근로자파견제 역시 고용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근로자파견제로 특정업종의 전문인력을 보유한 파견업체들이 속속 설립
되면서 기업들의 아웃소싱, 외주화 추세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비정규직근로자들의 비중이 커져 단위사업장 노조의 약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파견근로자들에 대한 보호는 강화된다.

그동안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파견근로자에게도 근로기준법상의 임금
산재보상 근로시간 휴일 등에 관한 조항들이 적용돼 권익보호가 향상된다.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 도입은 기업입장에선 인력운용을 탄력적으로
할수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강화를 꾀할수 있다.

그러나 대량해고와 일자리 이직이 불가피해져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또 교원노조가 인정됨에 따라 교직사회와 일선 교육현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예상되고 있다.

우선 일선 교사들은 전교조 회원인 노조원과 한국교총회원인 비노조원으로
나뉘게 된다.

그동안 합법적인 교원단체로 유일성을 인정받았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원노조의 양분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24만여명의 교원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교총과 회원 1만5천명,
후원자 3만여명인 전교조간에 회원이동도 불가피해져 전교조 가입인원이
크게 늘것으로 보인다.

노조의 정치활동 허용은 노동계의 위상을 상당히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법적으로 금지됐던 지지후보자 발표등이 허용돼 앞으로 대선이나
총선때 각 정당들이 노동계에 유리한 공약을 내걸 가능성이 커졌다.

또 노동계대표의 정치권진출도 활발할 것으로 보여 오는 6월 이전 관련법이
개정되면 울산 창원 대전 등 노동운동의 지역적기반이 강한 지역에서 노동
운동가 출신들이 단체장입후보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실업자에 대해 조합원 가입자격을 부여하기로 한 것은 산별노조 등
초기업형태의 노조에 국한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어 실제효과는 항운노련 등
일부에 그치지만 이들 노조가 실업자를 포괄함으로써 근로계층의 대표로
발돋움하는 토대가 될수도 있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