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메모리반도체가격이 새해들어 급반등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적정수준을
밑돌고 있다.

16메가D램에서 64메가D램으로의 세대교체에 따른 투자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는 1개라인 투자에 수억달러가 소요될 정도로 비용부담이
큰 장치산업.

이미 투자한 품목에서 충분히 이익을 뽑지 못하면 후속투자에 큰 어려움을
겪게마련이다.

지금 세계반도체시장의 경쟁자들이 하나같이 이런 상황에 봉착해 있다.

<>가격동향과 시황전망 =새해들어 현물시장에서 16메가D램 가격이
반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3.5-4.5달러수준을 기록, 1년전에 비해 절반이하에
머물고 있다.

일부 저급품은 손익분기점마저 밑돌고 있다.

64메가D램도 20-25달러수준을 형성하고 있으며 일부 저급품은 18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1년전의 3분의 1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그렇지만 올해 수요전망은 낙관적이다.

데이터퀘스트는 D램 수요가 2백66억달러로 작년보다 20.8%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C수요증가와 메모리용량확대로 내년에는 4백1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하지만 수요증가가 수익성 호전으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기술발전으로 칩당 생산량이 수요증가분 이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 경우 가격반등이 어려울수도 있어 업체들은 투자를 줄이는 것이다.

<>일본업체동향 =5대메이커중 NEC를 제외한 후지쓰 도시바 미쓰비시
히타치등 4개 메이커가 투자축소를 발표했다.

히타치와 도시바는 지금의 D램가격으로는 투자비용회수가 힘들 것으로
판단, 새로운 64메가D램 공장 가동을 연기했다.

후지쓰와 미쓰비시도 올해 투자를 10-20% 삭감키로 했다.

이밖에 니테쓰세미콘은 D램전문업체에서 비메모리 수주생산업체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대만업체 =메모리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에서 탈피하는 대신 비메모리
반도체 주문생산을 위한 투자를 늘리고있다.

대만업체들은 세계반도체시장 점유율을 2000년까지 9%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TI에이서는 최근 6인치 웨이퍼라인에서의 D램 생산을 중단하고 비메모리
주문생산을 추진중이며 8인치웨이퍼 라인은 일반D램 대신 고부가제품인
싱크로너스D램 생산으로 전환하고 있다.

난야도 향후 D램 생산량을 감축하고 주문사업 참여를 추진중이다.

파워칩은 전체 생산라인의 3분의 1을 조립생산으로 돌릴 예정이며 UMC도
16메가D램 주문생산을 감축하고 비메모리조립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이밖에 뱅가드는 0.35미크론m 공정을 0.25미크론m 공정을 바꿔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원가를 줄이고 일부 생산라인을 비메모리 주문생산라인으로
전환키로 했다.

<>미국업체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는 IBM등 3-4개 업체가 있으나
주로 자가소비용만 만든다.

판매목적으로 상업생산을 하는 업체는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유일하다.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한국업체를 반덤핑제소하면서 한편으론 칩사이즈축소
(슈링크)기술을 이용, 16메가D램 생산을 대폭 늘려 세계 3위의 D램업체로
올라설 정도로 급성장한 기업.

하지만이 회사도 D램 가격이 회복되지 않는한 올해 투자를 당초
10억달러에서 7억-8억달러로 줄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낙훈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