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이건희회장의 사재출자등 비교적 구체화된 경영혁식방안을 내놓은
것은 김대중 차기대통령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요구를 조기에 수용키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혁신적인 구조조정을 조기에 추진하는 것이
장기적인 그룹경영에 오히려 득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따라 구조조정 발표를 앞둔 대우 SK 등 재계 전반은 물론이고 20일
"일반적인" 수준의 경영혁신안을 내놓았던 현대와 LG그룹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건희회장의 사재출연이 상당규모에 이르는데다 중앙일보 분리, 오는 4월
주력업종 확정 등이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뛰어넘고 있어 재계 구조조정의
새로운 잣대가 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미 김대중당선자와의 합의에 따라 가장 먼저 구조조정안 발표했던 LG는
새로운 대안마련에 들어갔으며 발표를 앞둔 그룹들도 내용수준을 높이는
등의 수정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이건희회장 사재출연

삼성은 이회장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총 1천4백60억원을 출연키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의 이같은 결정은 김당선자측이 앞서 발표한 현대와 LG의 경영혁신안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이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는게 정설이다.

삼성 관계자들은 그동안 그룹총수들의 재산출자가 대기업개혁의 목표처럼
비쳐지고 있는데 강한 거부감을 표명해 왔기 때문이다.

어쨌든 삼성은 1천2백80억원의 부동산을 올해안에 매각하거나 매각이
여의치 않을 부동산으로 출자한다는 계획이어서 재무구조개선에 다소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개인예금 57억원과 주식매각대금 43억원 등 1백억원을 사내 고용조정
대책기금으로 이달중 출연키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직우려가 있는
삼성 임직원에게는 보험역할을 하게 된다.

또 IMF 기간중 급여 주식배당 등 개인소득의 90%인 80억원이상은 종업원
복지기금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 기업투명성 제고

내년 회계연도부터 결합재무제표및 국제회계원칙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미 해외금융기관 제출용으로 전자 중공업 물산 종합화학 등의 계열사를
망라한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해 왔으나 내년 4월부터는 금융관련 계열사및
해외법인 1백54개도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외국인 사외이사제및 외부감사제를 오는 3월부터 전격 도입키로
했다.

사외이사의 규모는 계열사에 따라 30-50%정도로 하고 이중 30%를 외국
투자가 외국금융기관 외국변호사 등 외국인으로 할 예정이다.

또 그룹 내부시장을 완전 개방해 중소기업의 참여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이미 개방한 제조업분야에 이어 전산 광고 건설분야의 원부자재시장을
외부에 1백%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14%(1조7천억원) 수준인 계열사간 상호지급보증도 부채를 상환하는
방식으로 내년말까지 완전 해소하기로 했다.

<> 재무구조 개선

현재 2백67%인 부채비율을 5년안에 선진국 수준인 1백50%를 낮추기로 했다.

이를위해 공장 창공 등 생산과 판매에 필수적인 자산을 제외한 모든 자산을
매각하기로 했다.

미국 뉴저지, 일본 동경, 싱가포르, 영국 런던 등에 있는 해외본사를 매각
3억달러를 확보하고 도곡동 1백2층 사옥사업을 포기, 이에 따른 투자여력을
부채상환 기술개발 등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오는 2002년까지 뉴욕증시에 상장시키기로
했다.

<> 사업구조조정

오는 4월까지 3-4개 분야를 핵심사업군으로 확정키로 했다.

이를위해 외국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했다.

삼성은 이미 자체구조조정안을 결정했으며 객관적인 용역보고서를 검토한뒤
최종 확정짓는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최근 논의가 일고 있는 그룹간 사업교환(빅딜)은 현재 상황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해외매각이나 합작 등의 방법으로 외자를 적극 유치하기로
했다.

지승림 부사장은 "이미 굵직한 사업 1-2개의 매각협상이 진행중이며 올
하반기부터 한계사업정리작업은 가시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의 하이테크 사업을 더욱 확충하고 벤처를 장려
하는 한편 중소 부품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하이테크-벤처-중소기업협력"
의 새로운 한국형 상생기업 모델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 중앙일보 독립

조속한 시일내에 이회장 등 삼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홍석현
중앙일보사장에게 넘겨주는 방식으로 중앙일보를 완전 분리할 계획이다.

지승림 부사장은 "중앙일보 대주주의 사정상 지분이전이 지연되고 있으나
조만간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 부사장은 삼성영상사업단을 중앙일보와 합친뒤 외국의 자본을 유치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며 이 경우 미국의 워너사와 같이 종합문화사업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일보 지분은 홍사장이 23%, 이건희회장이 20.3%, 제일제당이
14.7%, 삼성물산이 8-9%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 1%의 평가액은 약
22억원이라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

[[[ 삼성 경영혁신 계획 ]]]

<>.과제 : 경영투명성 제고
<>.시행조치 : -결합재무제표의 99년 회계연도 도입
-국제회계원칙의 도입
-그룹 내부시장 개방및 경쟁체제 도입

<>.과제 : 상호지급보증 해소
<>.시행조치 : -99년까지 완전 해소

<>.과제 : 재무구조개선
<>.시행조치 : -부채비율 5년내 선진수준 달성
(현재 2백67% -> 1백50% 수준)
-도곡동 1백2층 사옥 포기
-삼성전자 2002년 뉴욕증시 상장 추진

<>.과제 : 핵심사업및 중소기업지원
<>.시행조치 : -3~4개 주력업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
-삼성전자를 ''하이텍''+''벤처''+''중소기업협력''의 모델기업화
(한국형 상생기업 모델화)
-중소기업의 구조적 경쟁력 강화 지원
(중소기업 수출및 해외 마케팅 지원 등)

<>.과제 : 지배주주및 경영진 책임강화
<>.시행조치 : -이건희 회장의 경영책임 강화
-비서실 임원의 계열사 이사 등재로 경영책임 부과

<>.과제 : 이건희 회장 사재출연
<>.시행조치 : -부동산 매각 대금의 기업자금화 (1천2백80억원 상당)
-예금 및 보유주식 매각.고용조정대책 기금 출연 (1백억원)
-연간소득 90% 종업원 복지기금및 기업자금으로 환원

<>.과제 : 지배구조 개선
<>.시행조치 : -사외이사제 도입 (외국인 사외이사 30%)
-외부 감사제 도입
-소액주주 고충처리 센터 설치

<>.과제 : 고용안정및 수출확대
<>.시행조치 : -정리해고 자제
-수출 2백80억달러, 외환수지 흑자 2백억달러 달성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