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학영 특파원 ]

한국 외환협상단은 21일 오후(한국시간 22일 새벽) 시티은행 본점에서
미국 유럽 일본의 12개 채권은행단 대표와 채무 상환 방안을 논의한데 이어
이번 주말까지 실무 협상을 계속키로 했다.

이날 회동에서 한국측은 <>국내.외국은행간 직접 협상을 통한 단기 채무의
중.장기화 <>선변적인 정부 보증 <>국채발생 시기를 국가신용도 회복 이후로
연기 등의 1차 협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유럽 은행단은 이에 대해 국채 발생과 일부 단기 채무의 중장기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자는 "조기 포괄 협상안"등을 제시, 후속실무 협상에서
양측 입장을 절충해 나가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유럽 금융 소식통을 인용, 한국 협상단이 올
상반기중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외채에 대해 전액 1~5년간 만기 연장해
달라는 새 제안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올해중 만기가 돌아오는 한국 금융기관의 외채는 총 9백20억달러이며 이중
5백80억달러 가량이 상반기중 상환해야 할 채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관련, 한국 협상단은 구체적인 연장 기관과 적용 금리 등에 대해서는
국내.외국의 해당 은행간 협상을 통해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

소식통은 "한국 대표단측이 올 상반기까지의 고비만 넘기면 외환 위기를
극복할수 있다는 신념 아래 금리부담이 큰 국채 발생은 극력 꺼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국 협상단의 유종근 대통령 당선자 경제고문, 정덕구 재경원 차관보,
변양호 재경원 국제금융담광단 등은 24일까지 뉴욕에 남아 미.일.유럽
은행들과 개별적인 실무 협상을 지속키로 했다.

수석 대표인 김용환 비상경제대책위원회 당선자측 위원장은 22일 미셸
캉드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면담한 뒤 23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협상단은 이에 앞서 20일 워싱턴에서 로버트 루빈 미국 재무장관,
앨런 그리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스탠리 피셔 IMF 부총재
등을 면담했으며 21일 오전에는 체이스맨해튼은행의 시플리 회장,
맥도나우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도 만나 한국 외환 위기의 조기 타개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했다.

루빈 재무장관은 이와관련, 한국 당국이 국제적인 구제금융 패키지 협정하의
경제 개혁 프로그램을 강도높게 추진하고 있는데 만족을 표시했으며 피셔
부총재도 "IMF는 한국이 금융위기를 해소할 전환점을 돌아섰다는 징후를
보고 있다"며 한국 대표단을 격려했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