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16일 오전 일산자택에서 로렌스 서머스 미국
재무부부장관과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미국대사 등 미국측 관계자 7명과
면담을 갖고 경제위기 타개책에 대한 의견교환과 한.미협조방안을 논의했다.

박지원 당선자대변인이 밝힌 대화내용을 요약한다.

<> 김 당선자 =서머스 부장관이 우리나라의 금융위기시 미국과 국제통화기금
(IMF)이 직접 도와주도록 노력해준데 대해 감사한다.

IMF협상 내용의 충실한 이행에 대해 우리 국민들도 동의하고 이해하고 있다.

이미 청와대와 정부기구의 축소작업을 시작했고 재계에서도 스스로 새
정부측과 구조조정에 대한 합의를 했다.

또 노동자측도 협력하기로 했다.

경제회복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출증대와 외국자본의 유치다.

외국자본의 투자유치를 위해 한국이 외국자본가에게 가장 유리한 투자국이
되도록 모든 것을 개혁해 나가겠다.

정리해고제도입도 반드시 실현되어야만 외국투자자들이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노동자의 실업대책 등 새정부가 할수 있는 모든 일을 하도록 노력
하고 있다.

IMF 협약을 충실히 준수하고 국제적 신인도를 높이기 위해 모든 것을
투명하게 하고 우리의 모든 경제체제를 국제관행과 조약에 맞게 개혁해
나가겠다.

<> 서머스 부장관 =모든 조치는 신속하고 강력하게 추진돼야 한다.

(서머스부장관은 "신속"에 대단한 무게를 두면서 얘기했다고 박대변인
전언)

예를 들어 지난번 한국산업은행이 미국에와 협상을 하면서 조건이 나빠서
안했다가 후회한 경우가 있다.

조건도 중요하지만 빨리 해야 한다.

또 은행들과의 협상 등 모든 것을 취임전에 해결하고 나가는 것이 좋다.

부실은행과 부실기업에 대한 신속한 결단력이 중요하다.

때로는 재정적인 문제로 흑자기업이 무너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경우
특별한 조치를 통해 계속 생산활동과 기업활동이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해외에서 자본유치가 이뤄지면 한국경제는 안정성을 되찾을 것이다.

외국사람들이 한국재산을 싼값에 사간다는 두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은행이나 다른 나라에서의 경험에 의하면 맨 먼저 들어온
회사가 이익을 내야 다른 회사들도 계속해서 투자한다.

이런 기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다.

솔직히 한국은 지난 20년간 경제분야에서 발전을 위주로 해와 투명성이
없었다.

이제 정부나 기업은 확실한 것을 말해야 한다.

경제회복과 해외자본의 유치를 위해 투명성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광범위한
조언을 듣는 것이다.

특히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성이 있다.

지금 현재 경제 및 금융위기에 대해 특별한 의문사항이 있으면 말해달라.

<> 김 당선자 =무엇보다도 국제신인도확보가 중요하다.

투자유치를 위해 대기업과 노동계가 유연성을 갖고 임하고 있는 것은
희망이며 좋은 출발이다.

첫번째 단기외채가 많아 불안하다.

안심하고 우리나라 경제가 나갈 수 있도록 단기외채를 장기외채로 바꿔
주고 금리도 조정되도록 금융계의 협력을 바란다.

립튼차관 방문후에 IMF에서 20억달러, G7에서 80억달러를 들여오기로
했으나 아직 G7의 80억달러가 들어오지 않아 단기외채해결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협력을 부탁한다.

80억달러가 들어오면 국제신인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서머스 부장관 =G7의 80억달러 지원은 미국 금융계에서 동시에 들어오게
될 것이며 합의와 함께 연계돼 이뤄질 것이다.

< 이건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