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주 통상산업부 장관과 마이클 브라운 주한미국상공회의소장을 비롯한
미국 유럽 일본의 주요 25개 외국인투자기업 대표들은 15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외국기업의 투자촉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주한 외국기업인들은 이 자리에서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선 금융
세제 통관 소비자보호등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국내기업과 외국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외국인투자에 대한 대다수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부터
고쳐져야한다"면서 "정부가 외국인투자유치의 효과를 널리 홍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함께 IMF자금은 지원국들의 국민세금으로 조성된 만큼 한국기업들의
과잉투자에 사용되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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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브라운(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투자가들은 기업하기 좋은
곳에 투자하기 마련이다.

정부의 투자유치노력은 인정하지만 한국인 개개인들은 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했을때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같다.

외국기업들이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규제는 세금이다.

한국정부는 외국기업과 관련된 조세법을 여러차례 개정했지만 아직도
세금부담은 덜어지지 않고 있다.

외국투자기업이 세금을 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국투자기업의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현행 세법을
따르더라도 부담여력이 있다는 시각이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 세이지 도시(일본미쓰비시상사 회장) =브라운회장과 같은 생각이다.

한국 세무당국은 일단 세무조사를 마친후 다시 조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세무조사에 투명성이 없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한국기업과 마찬가지로 외국기업도 수출을 늘리기 위해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상황인데 한국의 시중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금융지원을 꺼리고 있다.

<> 조지 윌리암스(미국NCH코리아 사장) =국산품 애용운동은 한국소비자
뿐 만 아니라 산업계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우리 회사의 경우도 그동안 거래하던 한국업체에서 외국제품을 쓰지
않겠다며 거래을 중단하는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

국산품 애용운동은 외국기업의 경영활동에 큰 타격이 된다.

<> 휴고 라이머스(EU상공회의소 부회장) =한국제품이 많이 팔려 한국인들의
일자리는 보장되야하겠지만 외국제품이 값싸고 품질이 좋다면 팔릴 수 있는
동등한 기회는 줘야 한다고 본다.

나의 고국인 덴마크에서도 국산품을 애용하자는 얘기는 하지만 외국제품을
사지 말자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한국이 외국인이나 외국기업에게 호의적인 시장이라는 신뢰를 심어주는게
중요하다.

유럽국가연합(EU) 미국 일본 등은 국민세금으로 충당, 한국에 IMF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EU의 실업률은 IMF여파로 예상되는 한국의 실업률 4.5%보다 훨씬 높다.

유럽의 조선소들은 한국의 조선설비 증설로 거의 폐쇄된 상태다.

IMF자금이 한국에서 과다하게 설비를 증설한 기업에 지원되지 않을
것이라는 한국정부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 아드리안 폰 멘거슨(독일BASF사장) =정리해고제가 도입되면 외국기업이
한국의 값싼 노동력을 착취, 이윤을 늘릴 것이라는 한 신문보도에 충격을
받았다.

또 일부에서는 외국기업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정리해고제를 도입한다는
비꼬는 투의 얘기도 듣고 있다.

이런 식의 정서가 한국에 장기투자를 계획한 외국기업에게 어떤 영향을
주겠는가.

<> 마르탱 길루(프랑스로레알 사장) =EU상공회의소 회원들은 한국의
수입절차가 너무 복잡하다는게 한결같은 지적이다.

예를들어 화장품을 들여오는 우리회사의 경우도 샘플을 반입할때 여러
한국기관에 보내야 하며 라벨부착기준도 복잡하다.

<> 정해주 장관 =세금 문제는 재경원과 협의를 통해 투자유치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해결토록 하겠다.

국산품애용운동 등 소비자운동문제는 소비자단체와 의견을 나눠 여러분
입장을 잘 전달할 방침이다.

특히 외국인투자가 국내 경제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김호영.이익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6일자).